정신과
PTSD 환자에 특정 항우울제 처방 시 ‘뇌졸중’ 위험 ↑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2/11 16:00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는 성인은 앓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스트레스로 인해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그래서 PTSD 환자는 항우울제를 동반한 약물치료와 함께 뇌졸중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최근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약물인 SSRI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TSD 환자, 뇌졸중 위험 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에 따르면 PTSD를 겪은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더 크다. 연구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군인 98만7855명을 대상으로 13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참전 군인은 일과성 뇌 허혈 발작(TIA) 위험이 61%, 뇌졸중 위험이 36% 더 높았다.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은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팔다리가 둔해지는 등 마비가 찾아오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발생한 지 24시간 이내에, 보통 수분에서 1시간 이내에 회복된다. 뇌졸중 전조증상이라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면 뇌에 만성 염증이 생겨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린지 로스만 박사는 “PTSD는 잠재적으로 치료 가능한 심리적 질환”이라며 “심리 치료를 동반하면 뇌졸중 예방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항우울제, 뇌졸중 위험 높여
PTSD 치료에 항우울제 SSRI를 쓰면 뇌졸중 위험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미국 예일대의대 연구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참전용사들의 13년간 자료를 분석했다. PTSD를 앓고 있는 환자에겐 일반적으로 SSRI와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가 처방된다. 연구팀은 두 약물을 독립적으로 그리고 결합해 복용한 대상의 뇌졸중 위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SSRI만 복용한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45%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RI 약물과 뇌졸중 발생 위험성과는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SSRI가 혈소판 응고 능력과 혈소판 수를 감소시키는 것이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혈소판은 혈액에 분포하는 세포로 말초 혈관 질환에서 혈전 형성 역할을 한다. 연구에 참여한 알리송 가피 박사는 “트라우마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흡연과 같은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에 물들거나 비만과 같은 뇌졸중에 대한 다른 전통적인 위험 요소가 있을 가능성도 높다”며 “그렇지만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도 조사해 PTSD 환자들에게 다른 치료법을 처방하도록 할 수 있다는 데에 연구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