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피부질환 진단하는 AI… 이제는 '전문의 수준'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 AI가 사진만으로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능력이 피부과 전문의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AI가 기저세포암 병변을 찾아내는 모습./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천천히 커지는 피부암은 양성으로 오진되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딥러닝 기반의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사진만으로 도합 43개의 피부암과 피부질환을 진단하고, 종류를 판독하는 능력이 같은 조건에서 피부과 전문의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팀은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AI 알고리즘에 악성 및 양성의 피부암, 피부질환(43종의 피부종양·피부질환, 총 1만426례) 4만여 장의 사진을 학습시킨 후 피부암과 피부질환 검출 성능을 검증했다.

연구 결과, 사진만으로 진단하는 동일한 조건에서 AI 알고리즘은 피부과 의사와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AI 알고리즘은 66.9%의 민감도(실제 질병이 있을 때 질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와 87.4%의 특이도(질병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질병이 없다고 진단하는 확률)를 보였고, 피부과 전문의는 65.8%의 민감도와 85.7%의 특이도를 나타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포함된 부위의 디지털카메라 사진만 있으면 어디가 병변인지 아닌지 알고리즘이 찾아서 분석하므로, 추후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피부암을 정기적으로 또는 대량으로 검진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사진들은 AI를 훈련하기 위해 사용된 기존의 데이터와는 다르게 공동 연구기관인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난 10년 동안 조직검사한 모든 종류의 악성 및 양성 피부암 데이터로 검증해 더욱 객관적이다. 딥러닝을 이용한 분류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AI 알고리즘은 피부암 검출을 주제로 의학저널에 게재된 유일한 모델이다.

다만, 병변의 사진만 보고 진료하는 방식은 병원에서 의사가 실제로 환자의 병변을 보고 진료하는 것보다는 아직 부정확하며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실제 환자를 보며 진료한 의사는 민감도 70.2%, 특이도 95.6%로 알고리즘보다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

이는 실제 진료를 할 때 사진을 보고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병변을 직접 만져보고, 병변에 대해 문진을 하며 의뢰서에 명시된 조직검사 결과까지 확인하는 등 여러 정보를 종합해서 진단을 내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장성은 교수는 “피부암 중에서도 치명적인 악성 흑색종은 폐나 간 등 내부 장기로 전이되면 5년 생존율이 20% 미만일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라며 “AI 알고리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피부암의 주기적인 자가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및 생명과학 종합저널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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