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에는 한층 시원해진 날씨로 농작업이나 야외활동이 증가하는데, 이와 동시에 함께 증가하는 게 '발열성 감염병'이다. 진드기와 설치류를 매개로 한 발열성 감염병에 걸리면 치명률이 상당해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이 대표적이고, 설치류 매개 감염병은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등이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야외활동 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1~3주 후(잠복기)에 고열,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털진드기 유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인 9~11월에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발생한다. 특히, 올해는 전년 대비 3주 빨리 매개 털진드기 유충이 강원지역에서 처음 확인돼 주의가 필요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며, 진드기에 물린 후 4~15일간의 잠복기를 지나 고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명률이 약 20%에 이르는 감염병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매개 참진드기 밀도는 전년 동기간 대비 55% 낮은 수준이지만, 환자 발생은 전년대비 다소 증가해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쥐 등의 설치류를 통해 전파되는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도 주로 가을철에 발생한다. 최근 5년 평균 렙토스피라증은 9∼11월에, 신증후군출혈열은 10∼12월에 50% 이상 발생했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 균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물을 통해 피부 상처 등이 노출돼 감염되고, 신증후군출혈열은 감염된 설치류에서 분변, 오줌, 타액 등으로 바이러스가 배출된 후 건조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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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병관리청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치료제·백신은 아직 없으므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다. 농작업이나 벌초·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소매, 긴 바지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 옷 세탁 및 샤워 등 예방수칙을 준수한다. 야외활동 후 발열, 두통,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드기 물림이나 야외활동력을 알리고 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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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병관리청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여 있는 물 등 균 오염이 의심되는 물에서 작업할 경우 작업복과 장화를 반드시 착용하고, 쥐의 배설물 등에 접촉을 피하도록 한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남자나 군인·농부 등 고위험군은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한다. 1개월 간격으로 2회 기본접종 후, 12개월 뒤에 1회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발열, 근육통, 두통, 결막충혈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코로나19와 가을철 발열성 질환의 증상이 유사하므로 "유증상자에 대해서는 야외활동력 등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감별진단을 통해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되지 않도록 의료인의 주의를 당부한다"며 "추석 명절 벌초와 성묘 등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를 권고하나, 불가피하다면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야외활동 후 발열 등 의심증상 발생 시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