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기자의 헬스 톡톡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각종 감염질환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지난 9일에는 제주시에서 40대 남성이 SFTS 양성 판정을 받아, 올해 첫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SFTS는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생긴다. 4~11월에 주로 발생한다. 치사율이 약 20%로 높아, 대중에게는 '살인진드기'로 더 잘 알려진 질환이다.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SFTS는 감염 건수가 급증하는데 비해, 예방 백신이 없어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SFTS 환자 수는 36명이었다. 2014년은 55명, 2015년은 79명, 2016년은 165명으로 집계됐다. 3년 사이 약 358% 증가한 셈이다. 감염 건수 급증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나 동물 등의 개체가 증가하거나, 과거엔 검사조차 하지 않다가 2010년대 들어 병명이 밝혀지고 진단이 늘면서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SFTS는 예방 백신이 없다. 외국·국내에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당장 백신이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바이러스 자체 치료약도 없다. 병원에서는 급한대로 혈장교환술(혈장에 존재하는 항체 등을 없애기 위해 혈장을 제거하고 다른 보충액을 주입)이나, 광범위한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제 등을 써 증상을 줄이고 있다.

SFTS 예방을 위해서는 잔디·풀숲을 피해야 한다. 작은소참진드기는 해변이나 계곡이 아닌, 풀이 있는 곳에 주로 산다. 쥐나 들개·고양이 등 포유류가 숙주이기 때문에 들짐승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 잔디에 옷을 깔고 곧잘 앉는데, 이때 옷 속에 진드기가 숨어들어가기도 한다. 가급적 풀 위에 앉는 것을 피하고, 야외활동을 한 뒤에는 옷과 돗자리를 꼼꼼히 턴 뒤 세탁·세척해 보관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 2주 내에 38~40도가량의 고열, 오심,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