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흡연자 ‘폐’ 노리는 코로나19…“이제는 담배 끊어야 합니다”
유대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12 17:53
[대한금연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12주 굿바이 니코틴! ⑫(完)
해마다 다짐합니다. 담배를 끊자고. 하지만 담배의 중독성에 못 이겨 실패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담배는 전자담배로 모습까지 바꿔 흡연자들을 유혹합니다. 건강에 덜 해롭다지만 암, 심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부른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담배를 끊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금연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12주 간의 대장정은 성공률이 81%에 달할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금연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방법을 알리기 위해 대한금연학회는 ‘12주 굿바이 니코틴!’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코로나19는 흡연자의 폐를 더 잘 파고든다. 담배 속 유해물질은 면역체계를 흩트려놓고, 코로나19는 이 틈을 놓치지 않는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포함했다. 이에 한국금연운동협의회-대한금연학회는 공동성명서에서 “발표된 여러 학술적 근거로 볼 때 흡연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되므로, 금연으로 감염성 질환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까지 위협하는 담배
담배 속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하이드 등 여러 유해물질은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체내염증도 활성화시켜 장기간 담배를 태우면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심혈관질환, 암 등을 일으킨다.
담배는 신체를 넘어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흡연과 자살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비흡연자에 비해 현재 흡연자들은 자살행동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위험도 크다고 알려졌다.
담배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 알고 있지만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지 못한다. 흡연자 금연의지의 발목을 잡는 건 ‘니코틴 중독’이다.
니코틴은 10초 이내에 뇌 니코틴 수용체에 도달해 쾌감과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분출시킨다. 담배를 끊으면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이 부족해져 다시 담배를 찾게 된다.
니코틴은 일반 연초는 물론 가열담배, 전자담배에도 들어 있는데, 최근 담배를 2가지 이상 피우는 사람이 늘어 니코틴도 배가 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반담배 또는 전자담배를 단독으로 피우는 사람은 줄었지만, 함께 피우는 흡연자 비율은 증가했다. 덜 해롭다 알려진 전자담배를 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중, 삼중 담배사용자로 흡연행태가 변하는 것이다.
가열담배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해롭다. 오사카 국제암연구소 설문결과에 따르면 가열담배 간접흡연에 노출된 적이 있는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전반적 아픈 느낌, 눈 불편감과 인후통 등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질환 및 사망사건이 발생했으며, 국내에서도 첫 의심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실내에서 가열담배를 피는 사람도 늘어 문제다. 대한금연학회 백유진 회장(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은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신종담배 흡연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종담배(전자담배, 가열담배)에도 니코틴이 포함된 만큼, 중독이 더 심해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해무익 담배, 끊으려면 전문가와 함께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5%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의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했을 때 성공률은 크게 증가한다. 2016~2018년 국가 금연치료 프로그램에서 전문의 상담을 통해 12주 동안 바레니클린을 복용한 흡연자의 금연 성공률은 41%까지 커졌다.
바레니클린 성분의 금연치료 약물은 뇌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소량 분비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담배에 대한 갈망과 금단증상을 줄여준다.
정부에서는 금연을 돕기 위해 8~12주 동안 6회 이내로 전문의 상담과 금연치료제 비용을 지원한다. 1년에 3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도중에 실패한 흡연자도 비용 걱정 없이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백유진 회장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포함된 흡연자들이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의 강력한 권고가 필요하다”며 “금연 성공률이 높은 바레니클린 약물치료와 전문의 상담을 받는 등 적극적인 금연치료를 통해 담배를 끊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