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흡연, 코로나19 앞에선 고령ㆍ당뇨병과 동급 ‘고위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4/08 16:48
금연학회는 대국민성명까지 냈다는...
흡연자라면 ‘코로나19 위기’를 금연의 기회로 삼아보자. 코로나19를 피하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만큼 금연도 필수적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4일부터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를 추가했다. 흡연자를 65세 이상 고령자, 당뇨병·심부전·만성호흡기질환자, 암환자 등과 동일하게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에 흡연자 추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폐렴 등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게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중국의학저널’에 실린 중국 코로나19 확진자 78명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폐렴 악화 가능성이 14배나 컸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중국 코로나19 확진자 109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부착, 사망할 확률이 2.4배 더 높았다.
흡연의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확인된 5만 5924명의 환자 중에서 사망률은 남자는 4.7%였고, 여자는 2.8%였다. 코로나19에 대한 감염은 남녀가 비슷한 수가 걸리는데 남자가 중증환자가 되는 비율과 사망률이 높았다. 이에 대해 중국 남성흡연율이 높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5세 이상 흡연율은 남성은 27.7%, 여성은 2.7%로 큰 차이를 보인다.
담배, 바이러스 침투 쉽게 해
담배에 포함된 각종 화학 물질과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은 체내 조직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바이러스가 조직 내 쉽게 침투할 수 있게 한다. 또 체내 면역력을 저하시켜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흡연으로 인해 폐기능도 떨어져 있는 상태다.
흡연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흡연을 하려면 좁은 흡연 구역이나 흡연 부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흡연 부스는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다른 사람과 흡연하고 이런 환경은 감염 위험을 높인다. 흡연하는 과정에서 손이 입과 코 주변으로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금연 성공 어렵다면 금연지원서비스 이용을
흡연이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모두 알지만, 금연은 쉽지 않다. 대한금연학회 임민경 부회장은 “흡연자 60~70%는 금연을 생각하고, 이중 절반이 금연을 시도하며 1%만 성공한다”며 “'니코틴'이라는 중독 성분과 담배를 피면서 몸에 밴 '습관'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대한금연학회 대국민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는 흡연자 및 고령자, 만성질환자에서 특히 위험하므로 이들 대상자는 반드시 금연하도록 해야 한다”며 “금연을 위해서 흡연자들은 대국민 금연지원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금연지원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자신의 중독 수준과 흡연 행태, 편의성을 고려해 적절한 금연지원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대면 상담과 니코틴 보조제 등을 받고 싶다면 가까운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흡연량이 많고 중독 정도가 심하여 금연이 어렵다면 의사의 조언과 약물(전문의약품) 처방이 가능한 병의원 금연클리닉(금연치료지원서비스)을 ▲시간과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방문 없이 편리한 시간에 전화로 금연을 지원하는 금연상담전화를 ▲인터넷 사용이 편안하며 나만을 위한 금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해 보고자 한다면 온라인 금연지원서비스 ▲중독 수준이 높고 반복적으로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이라면 병원 단위에서 운영하는 금연캠프를 이용할 수 있다.
의사, 금연상담사 같은 전문가로부터 금연 조언과 상담을 받는 경우 금연 성공률은 두 배 이상 높아진다. 금연 보조제나 약물을 함께 사용하면 성공률은 더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