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독감 백신, 6개월 지나면 효과 '뚝'… 봄철 'B형' 유행 땐 예방률 크게 떨어져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12/06 09:15
영유아 예방률 20%대 급락… 효과 높이려면 4가 백신 접종
미접종자, 지금이라도 맞아야
독감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독감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4월에 유행하는 B형 독감 예방률이 크게 떨어졌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이 호흡기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A형 독감은 12~1월에 주로 발병하고, B형은 봄철에 주로 발병한다. 독감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바이러스 1종(빅토리아 혹은 야마가타)이 포함된 3가 백신과, A형 2종과 B형 2종이 포함된 4가 백신이 있다.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윤경 교수팀이 국내 10개 병원에서 생후 6~ 35개월 영유아 124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3가 백신을 맞히고, 다른 한 그룹은 4가 백신을 맞혔다. 접종 6개월 후 채혈을 통해 각각의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혈청보호율·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항체 양이 기준치 이상이 되는 비율)을 평가했다. 3가 백신의 경우는 바이러스 H1N1 예방률은 83.7%, H3N2는 94.6%, 빅토리아는 27.9%였다. 4가 백신은 H1N1 91.4%, H3N2 98.7%, 빅토리아 27.5%, 야마가타 23.8%였다. 두 백신 모두 B형 바이러스 예방률이 30%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대선 교수는 "B형 독감의 경우 접종 6개월 뒤 거의 예방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며 "백신의 문제일 수도 있고, 항체가 잘 안 만들어지는 B형 바이러스 특성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윤경 교수는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항원이 체내로 들어왔을 때 항체를 만드는 힘이 떨어진다"며 "그래서 백신 효과가 길게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B형 독감 예방률을 높이기 위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국가 무료 접종을 4가 백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돼야 우리 몸에서 항체가 생기면서 해마다 면역력이 높아지는데, 3가 백신은 B형 바이러스 1종만 들어있어 매년 맞아도 B형 바이러스 2종에 모두 노출될 수 없어 항체가 충분히 안 생긴다는 것이다. 조대선 교수는 "4가 백신을 해마다 맞히고 시간이 지나면 B형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영유아에서 B형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역학조사를 시행 중이며 내년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독감 예방률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무료 접종 대상군에게 4가 백신 접종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경 교수는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고 아예 안 맞으면 안 된다"며 "독감 백신은 독감에 걸려도 중증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독감은 통상 12~4월에 유행을 하는데, 백신을 9월이나 10월 초에 너무 일찍 맞으면 안 된다. 10월 말부터 맞아야 되고 혹시 접종을 안 했다면 지금이라도 맞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