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지독한 가려움이 6주 이상…'만성 두드러기'를 아시나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9/26 07:00
아토피, 건선보다 삶의 질 떨어뜨려
두드러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드러기가 반복 지속 된다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 두드러기는 가려움증 등 증상으로 인한 고통이 매우 크고,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속적으로 수년간 반복될 수 있어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의 이해와 관심이 필요한 질병이다.
◆원인불명 만성 두드러기, 20~40대 여성에서 많아
만성 두드러기는 원인불명의 가려움증과 두드러기가 6주 이상 거의 매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피부 면역 질환으로 아직까지 병인기전 불확실하다. 만성 두드러기는 자가면역기전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아직 정확한 국내 유병률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인구의 0.5~5%에서 발생하며, 연간 약 1.4%의 발생률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5년간의 국민건강보험통계자료(2010~2014년)를 분석한 연구 결과 국내 만성 두드러기 환자는 약 6백만 명(559만 9940명)인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약 12.8%의 환자들이 6주 이상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20-40세대에서 나타나며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만성 두드러기는 발생 부위에 가려움증, 타는 듯한 작열감, 혈관부종이 동반된다. 일반적인 두드러기가 가려움을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반면, 만성 두드러기는 갑자기 발생하는 심부 진피층, 피하조직 또는 점막의 심한 부종인 혈관부종이 나타나 주로 통증 동반하는 것이 특징 중 하나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성인 만성 두드러기 환자 약 30%가 혈관부종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몸 어느 곳에서나 발생 가능하고 혈관부종은 얼굴, 혀, 생식기, 손과 발에서 주로 발생할 수 있다.
일반 급성 두드러기는 보통 식품, 약물, 감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해당 원인이 소실되면 호전되는 경과를 보인다. 급격한 기온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한랭두드러기도 원인인 온도를 잘 조절하면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반면, 6주 이상 거의 매일 나타나는 만성 두드러기는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고 그 경과를 예측할 수 없다.1 즉, 예상되는 다양한 원인을 제거하여도 증상이 지속된다.
◆유병기간 평균 1~5년, 심각한 삶의 질 저하
만성 두드러기는 평균 유병 기간 약 1~5년 (평균3.76년, 3차 병원 내원 기준, 641명 대상 국내 연구 기준)에 달한다. 환자가 느끼는 질병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도 심각하다. 삶의 질(QoL, Quality of Life) 관련 조사에 따르면, 예측 불가능한 증상 발생 및 악화, 통증, 가려움증 등으로 인한 수면 장애, 치료제에 대한 이상 반응, 미용상의 문제, 심한 가려움증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환자의 삶의 질 저하 문제는 건선, 아토피, 기저세포암, 나병 환자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야간에 가려움증이 악화되어 수면 부족으로 고통받고 만성 두드러기에 진정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야간에 사용할 경우, 렘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있다. 이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만성 피로는 직장에서의 생산성 및 성과 저하로 악순환이 이어져 학업과 업무에 악영향을 미친다. 환자 50명을 연구한 결과, 58%의 환자가 직장이나 학교를 휴직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또한 대체적으로 낮은 학력 수준을 보였으며 중증 불안 증상을 가진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교육 수준이 낮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6주 이상 두드러기 정확한 진단 치료 받아야
6주 이상 두드러기가 반복된다면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만성 두드러기는 병력 및 신체 검사(의심되는 음식, 약물, 물리적 인자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기본 검사로는 말초혈액검사, 적혈구침강속도 검사 등이 있고, 감염이나 기타 질환, 호르몬 문제에 의한 두드러기 여부, 다양한 피부반응검사를 추가 검사할 수 있다.
치료는 1차적으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는데 약 60% 이상의 환자에서 불충분한 효과를 보이고, 약 30%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4배까지 증량한 후에도 두드러기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만성 두드러기는 경과 예측이 어렵고 현재의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성 두드러기는 환자 본인이 증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의료진들은 6주 이상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드러기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하고, 환자 스스로가 질환의 특성을 알고 본인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해 보는 것이 만성 두드러기 치료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