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제로 칼로리’의 함정?…“살 더 찌운다”는 연구결과도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8/28 16:23
설탕이 건강에 있어 ‘공공의 적’으로 등극하면서 저칼로리, 또는 제로(0)칼로리를 표방하는 제품이 많아졌다. 이런 제품에는 공통적으로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 포함돼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에 비해 당도가 약 200배 높지만, 열량은 1g당 4kcal로 매우 적다. 그러나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칼로리는 제로일 수 있지만, 오히려 살을 더 찌울 수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올초 미국에서 개최된 ‘2018 실험생물학모임’에서는 아스파탐이 설탕보다 비만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쥐에게 각각 설탕과 아스파탐을 먹인 후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아스파탐을 먹은 쥐는 설탕을 먹은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혈액 내 지방 및 아미노산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인공감미료 역시 비만·당뇨병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결론을 냈다.
이에 앞서 미국 퍼듀대 연구팀은 마찬가지로 쥐를 대상으로 한 그룹에는 인공감미료가 든 요구르트를 먹이고, 다른 그룹에는 설탕이 든 요구르트를 먹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요구르트를 먹은 그룹의 체중과 체지방이 오히려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공감미료가 뇌에 있는 식욕 관련 호르몬인 ‘GLP-1’을 감소시켜 과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 아스파탐이 아닌 수크랄로스라는 또 다른 인공감미료를 이용한 실험이었다. 수크랄로스는 아스파탐보다 당도가 더 높다. 설탕의 600배나 된다. 연구진은 평소 설탕 대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무열량 감미료를 먹는다고 답한 18명의 사람에게서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채취했다. 이 세포들을 12일 동안 배양하면서 매일 0.2밀리몰 농도의 수크랄로스를 넣었다. 4칼로리의 다이어트 소다 한 캔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그 결과, 세포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유전자 ‘글루코오스 트랜스포터(glucose transporters)’의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 이 유전자는 세포 내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상 체중인 사람의 경우 유전자 발현은 거의 없었던 반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에게서 유전자 발현이 두드러졌다.
아스파탐·수크랄로스 같은 인공감미료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추적관찰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많은 영양학자는 칼로리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간식 섭취 횟수를 줄이고, 메뉴 역시 아몬드·잣 같은 견과류로 대체할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