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미리 준비하는 가을 여행… 진홍보다 붉은 꽃무릇, 거대한 단풍의 바다, 안개 속 와이너리
강미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8/06 08:56
'고장난 지구'가 달군 가마솥 안에서 마음을 분주히 달려, 가을을 먼저 만나보자.
단풍보다 먼저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은 낯선 가을의 아름다움이다. 꽃무릇은 9월 중순 만개한다. 꽃이 지고 나서야 잎이 돋아나는 모양새는 상사화와 같지만, 꽃이 붉디붉은 게 특징이다. 꽃무릇 군락은 대부분 절 주변이다. 뿌리의 독성이 해충을 퇴치하는 까닭에 절집 단청이나 불화 보호를 위해 재배했는데 주변으로 번져 군락이 됐다.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도 좋지만 영광의 불갑사는 깊은 빛이 다르다.
천천히 발걸음을 불갑사 경내로 옮긴다. 인도 스님 마라난타 존자가 창건했다는 유서 깊은 사찰의 대웅전 뒤편에 숨은 듯 꽃무릇이 무리지어 피어있다. 불갑 저수지에 다다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산 기슭도, 저수지 물속도 붉은 꽃을 피워낸다. 매해 꽃무릇 축제를 여는데 올해는 9월 13~17일이다.
단풍 외에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가을 색은 은빛이다. 세계 최대 기생화산 군락지 제주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는데, 10월이면 모두 억새로 뒤덮인다. 그 중 능선과 분화구 안이 출렁이는 억새로 가득한 따라비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 불린다. 억새밭 한 가운데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억새는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바다에서 바람이 몰려오면 '우수수수' 억새가 소리 높여 울어댄다. 이보다 더 깊은 가을의 소리가 있을까?
9월 16~19일(3박 4일) 영광 불갑사와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 연홍도 숲길에서 꽃무릇을 만난다. 함양 선비길, 지리산 둘레길, 거금도 둘레길, 순천만습지 등을 천천히 걷고 남도 맛집을 찾는다.
②제주 가을 만끽하기
10월 21~24일과 28~31일(3박 4일) 두 차례 진행. 억새꽃 핀 따라비오름과 신촌 닭머르길, 머체왓숲길, 월정밭담 등에서 가을 트레킹을 즐긴다.
해외 여행지
이탈리아의 가을은 와인과 풍경이 함께 익어간다. 캐나다 단풍은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헬스조선 비타투어는 가을에 가장 떠나기 좋은 곳, 이탈리아 소도시와 캐나다 로키·동부지역으로 가을 여행을 떠난다.
①캐나다 밴프와 동부 메이플 로드
(10월 9~18일, 8박 10일)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중순, 캐나다 동부와 서부를 한 번에 둘러보는 '색(色)다른 가을 여행'을 진행한다. 메이플 로드에서 가장 유명한 단풍 명소인 몬트리올을 시작으로 오타와, 토론토, 나이아가라 폭포 등 캐나다 동부 명소를 방문한다. 동부의 도심과 숲을 물들인 붉은 가을을 본 뒤에 서부로 이동해 거대한 로키를 만난다. 캐나다 로키는 어느 탐험가가 "스위스를 100개 합쳐 놓은 것 같다"고 찬탄한 곳. 완연해진 황금빛이 로키를 물들인다.
세계 10대 절경이라는 '레이크 루이스' 등 밴프·요호 국립공원의 거대한 바위들과 에메랄드 호수 속으로 느긋하게 걸어 들어간다.
②이탈리아 토스카나·피에몬테 전원산책
(10월 17~25일, 7박 9일)
유명한 토스카나와 피에몬테 와이너리를 방문해'본토 와인'의 매력에 취해보자. 토스카나에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키안티 클라시코'를, 피에몬테에서는 와인의 왕 '바롤로'를 맛본다.
시에나, 피렌체, 산지미냐노, 바뇨비뇨니 등 중부의 소도시를 방문한다. 자유 여행을 하는 것처럼 작은 시골도시에서 충분히 머물고 골목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른 새벽, 끝도 없이 펼쳐진 포도밭과 초원이 있는 발도르차 평원에서 즐기는 '안개 속 산책'도 특별하다. 친퀘테레 관광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