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며느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마음상담 Q&A

살다보면 마음에 상처가 생긴다. 그 상처가 계속 통증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삶을 방해한다면 어떨까? 혼자서 해결하기보다 누군가 들어주거나 해결책을 듣는 게 도움이 된다. 아동부터 성인까지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헬스조선은 맘통합심리상담센터와 함께 실제 심리상담 사례를 소개한다. 이번호에는 아들 부부의 이혼과 관련해, 답답해하는 시댁의 사례와 극복법을 준비했다.

Q. 3년 전 결혼한 아들 부부가 이혼을 한다, 만다 하면서 갈등이 심합니다. 제가 보기엔 며느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두사람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동안 며느리편을 들었습니다. 관계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면 불화의 불씨가 되고, 아들이 힘들까봐 말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혼자 참으며 속으로 끙끙 앓았습니다. 저는 도저히 며느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신혼여행 가서 10일 동안 연락 한 번 안 한 것은 참았는데, 그 뒤로 우리 집에 와도 설거지 한 번 안 했습니다. 반찬을 만들어 가져가면 지하 주차장에 내려와 반찬만 가져갈뿐 “들어오시라” 말 한마디 한 적이 없고요. 작년 명절에는 “서로 사이도 안 좋은데 왜 시댁엘 가야 하느냐”고 오지 않았습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저와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저는 직장생활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시부모님을 평생 모셨고, 생활비는 아직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제 기준에서 이해가 안되니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우울합니다. 밥도 못 먹겠고 만사가 귀찮고 하루에도 여러 번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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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센터장

A. 요즘 ‘며느리살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시집살이만큼이나 힘들어서 혼자 속을 끓이다가 화병을 얻은 시어머니들이 많다고 합니다. 얼마나 힘들면 ‘졸(卒)부모 하고 싶다’, ‘절연’하겠다는 말이 나올까요? 아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할 말을 못 한다는 말씀은 공감이 됩니다.

그런데 며느리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을 강제로 바꿀 수도 없고, 바꾸려다가는 아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걱정도 하십니다. 우리 상담센터에도 가끔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오시는데, 저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첫째, ‘나는 이랬는데…’라는 생각을 내려놓으세요. 지금 고민을 말해주신 분은 며느리로서 참으로 많은 희생과 헌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내 며느리는 그렇지 않은 겁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요즘 우리는 자주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받습니다. 미세먼지를 우리가 어떻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아들 부부의 상황 역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내 며느리는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겁니다. 본인의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며느리 시절을 보냈고, 자신의 며느리 또한 자신의 생각대로 삶을 살고 있는 거라고 그냥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황당하고 속상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감정이지요.

두 번째, 이미 독립된 가정을 꾸린 자녀들의 삶은 그들이 결정하고, 그들만의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는 게 좋습니다. 자녀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물가에 내어놓은 아기 같죠. 하지만 그들도 적절한 좌절을 겪으며 삶에 책임지고 살도록,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두면 어떨까요?

세 번째,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하셔요. 지금까지 며느리, 아내, 어머니의 역할을 하며 훌륭하게 살아왔다면 이제부턴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할 순서입니다. 요즘 ‘50플러스’ 라고 하여 인생 2막을 아름답게 준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른 가족구성원은 저만치 물리치고 자신만을 위해 살면 어떨까요? 이젠 새 출발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원더풀 세컨드 라이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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