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엄마 손은 정말 '약손'일까?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8/02/20 14:31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전수받는 민간요법들이 있다. 대표적인 민간요법은 배가 아플 때 배를 문지른다거나 체했을 때 바늘로 손을 따는 것 등이다. 신기하게도 배가 아플 때 배를 문지르면 통증이 줄어드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정말 이 방법들은 효과가 있는걸까?
◇엄마 손은 정말 약손일까?
어릴 적, 배가 아프면 엄마가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배를 문질러 주시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복통과 설사는 보통 배가 차가워져 위장기능이 저하되고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따뜻한 손으로 배를 자극하는 것이 실제로 복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엄마 손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손이 배를 지압하면 복부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늘고, 신체를 긴장시키는 교감신경의 활동이 억제되면서 수축했던 장이 풀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배를 꾹꾹 누르는 행동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다.
◇체했을 땐 바늘로 손가락을 따면 될까?
체하면 바늘을 꺼내 드는 사람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체했다는 것은 위가 마비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굳어있는 위를 풀어주기 위해 위를 담당하는 혈 자리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말로 전해 내려오다 보니 위의 혈 위치가 잘못 전달된 경우가 많아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보통 집에 있는 바늘을 사용하는데, 제대로 보관과 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조직손상이나 탈진, 감염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소독되지 않은 바늘을 사용했다 패혈증 쇼크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특히 혈관이 미성숙한 어린아이는 사혈 부위가 크게 손상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항문이 아플 땐 좌욕이 최고일까?
항문이 찢어지거나 아플 때, 심하게는 치핵 등과 같은 항문질환이 있을 때 따뜻한 물에 엉덩이를 담그면 나아진다고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 추가해야 할 부분이 있다. 따뜻한 물은 효과적이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는 안 된다. 오랜 시간 쪼그린 자세로 앉아 있다 보면 항문 혈관의 혈압이 높아지면서 항문 부위의 상처가 덧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좌욕기나 샤워기로 거품을 발생시켜 항문 주변을 마사지하는 것이 좋다. 마사지하면서 항문 조임근을 오므렸다 폈다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을 본 후 2~3분 정도 실시하고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