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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고협압과 싸우며 노래하는 가수 하진우 “치명적인 질환도 제 음악을 멈출 순 없습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동맥 고혈압은 국내 환자 수가 3000~5000명밖에 안 되는 희귀질환이다. 아직까지 완치가 되는 약은 없으며, 발병하면 상당수는 돌연사하는 절망적인 병이다. 그런 병을 딛고 노래로 아픈 사람들과 소통하며 희망과 행복을 전달하는 사람이 있다. 가수 하진우(26)다. 그의 얼굴은 익숙하지 않지만, 벌써 자작곡으로 3집 앨범을 낸 실력파 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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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하진우

서울 신도림역 근처 카페에서 만난 가수 하진우는 생각보다 너무 어려 보였다. 치명적인 병을 앓는 환자라기보다는 장난기 많은 미소년의 이미지였다. 어린 그에게 어쩌다가 이런 병이 찾아왔을까.
“어릴 때부터 자주 아팠어요. 선천적으로 신장 혈관의 기형 때문에 발생하는 신혈관성 고혈압을 앓았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23살까지 수술을 자주 받았죠. 그러다가 2년 전 24살에 갑자기 옷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너무 답답했어요. 느낌이 안 좋았죠.”
그는 어릴 때부터 다녔던 세브란스병원에 갔다. 병원에서 폐동맥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았다.
“이름도 생소한 병이었어요. 기사를 찾아보고, 환우회 카페에 들어가서 병에 대해 알아갔죠. 치명적인 병이라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어요. 부모님의 상심도 컸어요. 저희 외숙모가 폐동맥 고혈압으로 돌아가셔서 걱정이 더욱 많으셨죠.”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무작정 음악이 좋아 음악에 미쳐있었지만, 폐동맥 고혈압 진단을 받고는 보컬 연습도, 공연도 모두 손을 놓았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다 대학 동기가 자신이 길거리에서 설문지를 돌리는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옆에서 노래를 불러줄 수 없냐고 부탁을 해왔다.

투병 중 올린 SNS 동영상이 가수의 길로
“그 친구는 제가 폐동맥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부탁했던 거예요. 저도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친구나 도와주자는 생각에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때 노래 부르는 모습을 누군가가 SNS에 올렸고, SNS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제가 부른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글들을 보니 제 안의 꿈이 다시 꿈틀거렸어요.” 
그는 지금도 SNS를 통해 자신의 노래와 공연 영상을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덕분에 2016년에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 바비 킴의 ‘사랑 그 놈’을 열창해 유명세를 탔다.
“주변에 반대도 있었지만, 방송에서 내가 폐동맥 고혈압을 앓는 사실을 고백했어요. 방송이 나가고 저랑 같은 병을 앓는 환우들이 용기를 얻었다고 해요. 방송 이후 환우 행사 등에 초대돼 노래를 부르고 소통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정말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어요. 저는 평소에 말수도 적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인데 말이죠.”
밝고 명랑한 그지만, 그도 평소에 조금만 몸이 안 좋으면 갑자기 우울해진다고 했다.
“옆구리에 통증만 살짝 있어도 뭐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나고 무섭고 우울해져요. 저는 괜한 걱정을 하기 싫어서 바로 병원에 가요. 아파도 참는 것보다 빨리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을 생각해도 마음이 무겁다.
“제가 3형제에 둘째예요. 형은 ROTC장교 출신이고 남동생은 농구 선수일 정도로 건강한데, 저만 허약해 부모님 걱정이 크십니다. 그래서 전 아직도 통금이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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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 고혈압 환자인 가수 하진우의 주민등록증에는 ‘라이프 태그’ 스티커가 붙어있다. 응급상황 시 응급구조대원이 라이프 태그에 쓰여 있는 아이디를 입력하면 환자의 질병 명, 비상시 대응요령, 주치의 연락처 등을 알 수 있다.

노래로 호흡 연습 하니 증상 좋아져
그는 아침에 한 번 폐고혈압 치료제, 스테로이드, 고혈압 치료제, 아스피린 등의 약을 먹고 있다. 아침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일을 돕는다. 점심에는 쉬다가 오후에 보컬 연습이나 공연을 하러 나간다.
“폐동맥 고혈압이 있으면 숨이 쉽게 차고 피로해요. 무리를 해도 안 되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안돼요. 담배는 금물이고, 술도 거의 마시면 안 됩니다. 약이 독해 뼈가 약해지는 등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장혁재 교수님의 적절한 처방과 격려 덕분에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숨이 차는데 노래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그는 노래를 하면서 호흡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오히려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래는 창법도 바꾸고 연습도 많이 하는 등 여러 시행착오 끝에 더 발전하고 있어요. 진단 전보다 노래가 더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는 많은 환우들이 폐동맥 고혈압에 대해 겁을 내고 죽음 등 절망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폐고혈압은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저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약을 잘 먹고 치료를 잘 받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음악을 하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병 진단 이전에는 성공에 집착해 항상 초조하고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지금은 초연해졌다고. 노래와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지난 8월에는 3집 앨범 ‘그 계절’을 냈다. 
“최근 목표가 생겼어요. 토크콘서트를 열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노래도 하는 공연을 하는 것이에요”
그의 소박한 꿈이 하루 빨리 이뤄지기를 바랐다.


폐동맥 고혈압
폐동맥에 생긴 고혈압. 폐동맥이 자가 염증 등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고 우그러들어 혈압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호흡 곤란이나 심부전이 발생한다. 폐동맥 고혈압은 환자가 3000~5000명에 불과한 희귀 질환이라 확실한 치료 약물도, 표준 치료 지침도 없는 상황이다. 폐동맥 고혈압이 있으면 폐동맥과 심장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심장의 펌프 기능이 멎거나, 악성 부정맥이 생겨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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