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술 마신 후 두통·근육통 생기는 이유는?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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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은 간뿐 아니라 대장과 척추까지 공격한다/사진=조선일보 DB

연말연시 계속되는 술자리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잦은 과음은 간(肝)만 손상시키는 게 아니다. 대장, 척추 등 몸의 곳곳을 공격한다. 과음이 몸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과음을 하면 우선 간이 악화된다. 간은 체내 단백질과 영양소를 합성, 저장하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각종 독소와 노폐물·알코올을 해독한다. 하지만 간의 해독 수준을 넘어선 지나친 음주는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시킨다. 증상이 심할 경우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염이나 간경화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 이때에는 회복이 쉽지 않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내과)은 “간 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는 피로감이 있다”며 “만약 평소보다 피로감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낀다면, 또 소화 불량 또는 오른쪽 윗배의 거북감이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간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간 아래쪽에 위치한 담낭은 담즙을 분비해 지방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술에 든 알코올이 이 담즙 분비를 막아 황달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은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리고 위와 대장 점막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과음 후 설사나 복통, 변비 증상을 보이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전용준 원장은 "과음은 항문 건강을 악화시키기도 한다"며 "알코올은 항문 부위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항문 점막을 붓게 한다"고 말했다. 술자리의 자극적인 안주는 소화가 되지 않은 채로 장내에 머물면서 수분을 흡수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하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나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음은 척추도 공경한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던 사람들이 술자리가 끝나고 난 다음 날 통증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알코올이 척추 주변 근육에 혈액이나 산소, 영양소가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단백질을 다량으로 소모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인대에 필요한 단백질이 알코올 분해에 사용되게 된다. 결국 척추를 지탱해야 할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다.

음주 후 두통이나 근육통이 생기는 것은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 물질의 일종으로, 음주 후 숙취,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심장의 수축 능력을 떨어뜨려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전 원장은 “과음으로 인해 분해되지 못하고 남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쌓여 통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과음이 평소 가지고 있던 질환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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