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남편이 ‘발기부전’이래서 당황스러워요

글 이윤수(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 / 그림 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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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유경민

Q 40대 후반 주말부부입니다. 얼마 전부터 남편이 ‘발기가 되지 않는다’, ‘강직도가
떨어졌다’면서 성관계를 기피하고 있어 저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부관계를 한 것이 6개월 전입니다. 지방에 혼자 지내면서 어떻게 자신이 강직도가 떨어졌는지 알 수가 있나요. 발기부전인지 강직도 떨어지는지를 알려면 상대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생각할수록 의문과 의심이 꼬리를 무네요. 참을 수 없어 이렇게 문의를 드립니다.

 

A 중년의 나이가 된 남편이 남성호르몬이 떨어지는 남성갱년기가 온 것 같습니다. 아내는 느끼지 못했겠지만 남편은 마지막 몇 차례 성관계를 가지면서 어떤 위기상황을 느꼈을 것입니다. 남성들은 흔히 정력감소와 발기부전을 혼동합니다. 정력이란 성욕이 떨어지는 등 성적 능력을 포함한 거시적 의미의 말입니다. ‘고개 숙인 남자’라는 말은 통상 사회에서 40대 중반이 넘어가면 잠자리를 기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아내가 욕실에서 목욕하는 소리만 들려도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하지요. 이는 잠자리에서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성관계를 기피하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성관계를 기피하게 되는 남성에 대한 자조적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정력이 떨어졌다’는 말은 젊을 때와는 뭔가 달라졌다는 표현입니다. 남성은 나이를 먹더라도 젊을 때와 같은 힘을 지니기 갈망합니다. 낮엔 젊은이와 같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밤에는 무한한 성적 능력을 갖고자 합니다. 그러나 중년이 넘어가면 점차 체
력뿐 아니라 밤에도 뭔가 부족해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점차 발기강직도가 떨어지고 성관계 횟수도 줄어듭니다. 한번 발기가 되어 관계를 갖더라도 다음번 발기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발기부전이란 성기능장애의 하나로 삽입할 정도로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성관계 도중 강직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잠자리를 하겠다는 욕구가 떨어지면서 발기강직도가 약해집니다. 발기가 되고 성기를 여성이 질 속에 삽입한 후에 앞뒤 왕
복운동을 하는데 강직도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절정감을 느끼면서 사정하게 됩니다. 강직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중간에 성행위를 멈춰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신이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어제만 하더라도 그러지 않았는데 갑자기 성기능장애가 왔다고 하소연합니다.

사실은 몇 차례 신호를 보냈는데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일부 남성들은 갱년기 증상으로 찾아온 우울증으로 성관계를 기피할 뿐만 아니라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문의하신 분도 막연히 남편을 의심할 것이 아니라 성기능장애에
대한 비뇨기과 전문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게 하십시오. 치료를 통해 부부간에 행복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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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 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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