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보톡스, 자주 맞으면 내성 생겨 효과 '뚝'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9/07 08:30
누적 사용량·짧은 재시술이 문제
3개월 내 300U 넘으면 내성 위험
3~6개월 재시술 기간 둬야 안전
A·B형 모두 내성 생기면 시술 불가
45세 여성 김씨는 사각턱 완화를 위해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5회 매번 50~60U(한병 기준 50U)를 보톡스를 맞았다. 이후 교근(아래턱을 끌어올려주는 근육)에 30U씩 2차례 시술을 추가로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다른 보톡스 치료제(B형)를 써야 했다.
50세 여성 박씨는 이마 주름 완화를 위해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 10회 정도 30U씩 정기적 시술을 받아오던 중 횟수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효과가 줄어들더니 어느날 주름 개선 효과가 사라졌다. 박씨는 이미 다른 병원에서 이마 주름 완화 시술을 받았지만 3개월도 안돼 현재 병원을 찾았다.
보톡스 내성은 전세계적으로 7%에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누적 사용량이 과도하거나, 짧은 기간 동안 반복해서 맞아도 생긴다. 보톡스 용법·용량에 따르면 3개월 내 300U 이상의 누적 용량을 사용하면 내성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한 지점 당 50U 이하로 주사하는 것이 좋고, 적은 용량으로 여러 곳을 나눠 주사해야 한다. 한 번 시술의 총 사용량을 100U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투여 기간도 짧아선 안된다. 보톡스는 일반적으로 주입 후 1주일 뒤 최대 효과가 나타나고 6~12개월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재투여 기간은 3~6개월 이상으로 둬야 내성을 피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보톡스양은 많지 않기 때문에 항체 생성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수 있다"며 "그렇지만 최근 보톡스 시술이 많아지고 있어 누적 사용량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시술 의사나 환자가 강한 효과를 원해 보톡스를 한번에 과도하게 쓰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승모근이나 종아리 보톡스 시술 시에는 보톡스가 많이 사용되므로 다음 시술 시 환자는 시술 병력을 꼭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톡스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치료가 편리해 매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 보톡스 시장현황에 따르면 2012년 생산액은 599억원에서 2014년 766억원으로 78.1% 증가했다. 보톡스 생산이 늘고 있는 것은 보톡스가 점점 다양한 임상치료에 쓰이는 점도 한몫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사시, 눈꺼풀 경련, 겨드랑이 다한증, 이마 주름 개선, 뇌졸중 후유증에 의한 강직성 마비, 만성편두통 예방 치료에 쓰고 있다. 국내의 경우 뇌성마비 치료까지 사용 중이다. 현재도 여러 가지 새로운 치료에 적용이 연구 중이다. 허창훈 교수는 "보톡스는 미용시술로 많이 알려졌지만 원래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던 의약품"이라며 "내성이 생기면 시술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더 많은 용량을 투여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내성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보톡스는 총 8종류 중 A형, B형만 의약품으로 쓰기 때문에 두 종류 모두 내성이 생기면 시술이 불가능하다.
보톡스는 부작용이 드물지만 통증, 당김, 열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시술 후에는 아나필락시스,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사례가 매우 적다. 특히 중증근무력 증상이나 말초운동신경 질환 등 신경근 질환이 있는 환자는 삼킴곤란, 호흡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신경과 근육 신호전달을 차단시키는 보툴리눔 톡신은 초창기 사시 치료에 사용되다 눈꺼풀 경련 치료를 위해 미간 사이 주사 후 미간 주름이 사라지는 것을 발견해 2000년 이후 주름개선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