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메디컬 Why] 동그란 안구, 럭비공처럼 일그러져 시신경·망막 당겨지며 손상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8/17 08:59
근시가 실명 질환 위험 높이는 이유
근시가 실명 질환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구의 길이에 그 해답이 있다. 근시가 있으면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길게 자라는 탓에, 안구에 붙어 있던 시신경·망막·황반도 정상보다 팽팽하게 당겨져 손상 위험이 커진다.
안구는 보통 성장기에 지름(눈 앞부분인 각막부터 황반부까지 이르는 길이) 2.3~2.4㎝의 원 모양으로 자란다. 그런데 유전 등으로 인해 과도하게 성장해 럭비공처럼 가로로 길어지면 멀리 있는 사물을 볼 때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아 근시가 생긴다. 이때 안구 뒤쪽 표면에 붙어 있던 시신경도 함께 당겨지면서 정상보다 가늘어지고 약해진다. 시신경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뇌로 전달하는 기능을 하며, 시신경이 끊어지면 시야 일부가 안 보이는 녹내장이 생긴다.
안구를 싸고 있던 망막도 팽창하며 얇아진다. 망막이 약해지다가 일부가 안구 벽면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면 시야가 갑자기 캄캄해지는 망막박리가 생긴다.망막 중심에서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도 문제다. 황반이 늘어나다가 미세하게 찢어지면 황반을 싸고 있던 혈관층(맥락막)으로부터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황반은 혈관을 새로 만들어내 혈관층으로부터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받으려 하는데, 이 혈관은 대부분 약하고 불완전해서 쉽게 터진다. 이 탓에 피가 새어 나와 황반을 가리면 실명 위험이 높은 황반변성이 된다.
따라서 근시가 있으면 10대 때부터 시신경·망막 상태를 살피는 안저검사 등을 6개월~수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황영훈 교수는 "검진을 하면 눈 상태에 따라 안압을 낮추는 약물치료 등 예방 치료를 할 수 있으며, 질환을 조기 발견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