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시원하게 들이킨 탄산음료, 남성 건강에 ‘毒’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탄산 속 인산·옥살레이트가 요로결석 유발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이 많아 소변의 양이 줄어든다. 소변량이 갑자기 줄면 소변 농도가 짙어지고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한 칼슘이 소변 내에 축적돼 결석이 생기기 쉽다. 요로결석은 신장과 방광, 두 기관을 이어주는 좁은 요관 등에 돌이 생겨 극심한 통증과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중 요관에 생기는 요관결석은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로 가장 많으며, 옆구리와 허리를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경우에 따라 혈뇨와 구토, 복부팽만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요로 감염, 신부전증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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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나 맥주에 함유된 인산과 옥살레이트가 요로결석을 유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사진=조선일보 DB

요로결석의 발병 원인은 식습관과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하지만 수분 섭취와 연관성이 크다. 여름철에는 청량감과 갈증해소를 위하여 물 대신 탄산음료나 맥주를 자주 마신다. 그러나 입안에서 톡톡 튀는 탄산의 청량감을 내기 위하여 첨가하는 '인산'은 요로결석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실제로 콜라 1캔(250g)에는 38㎎의 인산이 들어 있고 맥주 거품의 주성분 또한 탄산가스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결석이 더 잘 만들어지게 된다. 맥주와 함께 먹는 땅콩 같은 견과류에도 칼슘, 인산이 들어있어 결석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메디힐병원 정석현 과장(비뇨기과 전문의)은 “맥주에 함유된 옥살레이트 성분을 장기간 섭취하면 결석이 발생할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맥주보다는 물이나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구연산이 풍부한 오렌지, 자몽과 같은 신맛 나는 과일이나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며 “만일 생활습관 개선이나 약물을 통해 결석의 자연적인 배출이 어렵다면 환자의 연령과 전립선의 크기, 배뇨와 동반된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나 레이저 수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로결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다. 하루에 10잔가량의 물을 마셔 소변량을 2L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소변 내 칼슘양이 증가해 요로결석 발병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평소에도 음식을 짜게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무더위를 이겨내려고 마시는 아이스 커피나 술은 요로결석뿐만 아니라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요도주변의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여러가지 배뇨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급성요폐나 혈뇨, 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되면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이 갑자기 마려운 ‘요절박’,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아 한참 시간이 지나야 볼 수 있는 ‘지연뇨’, 밤에 자다가 소변이 마려운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와 맥주를 많이 마시면 방광에 자극을 줘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소변을 만들어 이뇨작용을 촉진하며 야간뇨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또한 잦은 소변으로 전립선이 갑자기 수축되면 다음날 아침 소변을 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배뇨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변을 참는 것이 어려워지고, 배뇨 시 아랫배에 힘이 많이 들어가며 소변 때문에 잠에서 자주 깨고, 배뇨 후 잔뇨감이 남는다면 전립선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전립선이 평소보다 커진 경우만으로 전립선 비대증을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이 역시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증세일 수 있기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벼운 운동을 생활화하고, 채소를 많이 먹고 카페인, 알코올, 맵고 짠 음식을 줄이는 것도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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