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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거른 후 불안하고 죄책감 들면 '운동 중독' 의심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5/18 08:48
[H story] 운동 중독
몸 혹사하며 행복감 느끼는 상태
운동 강도 세지고 조절력 잃기도… 초기부터 컨트롤해야 악화 막아
단시간에 여러 운동을 강도 높게 하는 '크로스핏'을 즐기던 정모(29)씨는 어느 날 왼쪽 허벅지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근육통으로 여겼고 오히려 통증을 즐겼다. 통증이 있어야 근육이 커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소변색이 콜라처럼 진해져 병원을 찾았더니 근육이 녹는 질환인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잘 안 쓰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한 탓"이라고 말했다.
◇운동 즐기는 사람 2~3%가 중독 상태
◇운동 후 나오는 '도파민' 쾌감에 중독
운동에 중독되는 이유는 '뇌 속 보상회로' 때문이다. 운동을 시작한지 40~50분이 경과하면 체내에 젖산과 피로물질이 쌓이면서 통증을 느낀다. 이 때 뇌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과 '아난다마이드'를 분비한다. 이 물질은 아편과 대마초 같은 강력한 통증·피로감소효과가 있다. 그리고 이 물질은 쾌락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한다. 정영철 교수는 "뇌 속에서 분비된 도파민이 주는 쾌락과 고양감을 느껴본 사람은 그 느낌을 또 원하기 때문에 더 많이 운동하고, 강한 운동 자극을 찾는다"고 말했다. 마라톤같은 격렬하고 힘든 운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쾌감과 행복감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끊임없이 느끼고 싶어 운동을 하는 것 역시 중독 상태다.
◇초기에 중독 알아채 진행 막아야
운동 중독은 일반적인 중독처럼 초기, 중기, 말기의 진행을 거친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운동 중독 초기 때 자신이 운동 중독 상태라는 것을 알고, 스스로 운동 시간과 강도를 컨트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 중독 초기=3개월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 중에 운동하는 것만이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며, 다른 일에서는 크게감흥이 없을 때 운동 중독 초기가 의심된다. 운동을 거르게 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면서 운동을 더 하고 싶다는 욕구가 증가한다. 운동을 하지 않은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운동 중독 중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강한 강도의 운동을 원하고, 운동 후 통증을 느끼는 것을 즐긴다.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해야 운동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정영철 교수는 "운동을 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도박이나 인터넷, 쇼핑 중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운동 중독 말기=운동 중에 다쳤거나, 운동으로 인해 병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그만둘 수 없는 상태다. 이해국 교수는 "중독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졌기 때문"이라며 "스스로 운동을 중단하거나 운동량을 줄이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운동 중독
운동을 과하게 해서 나타나는 통증과 피로에 쾌감을 느끼고, 본인의 운동 능력보다 과한 운동을 지속하려고 하는 것. 체력이 바닥 날 때까지 운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박 중독, 쇼핑 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