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아이 頭相(두상) 동그랗게 만들려다 뇌 발달 막을 수도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교정 모자, 엄마들 사이 인기
함부로 씌우면 뇌 압박 받아
반드시 병원 검사 후 착용을

200만~300만 원을 호가하는 '아이 두상(頭相) 교정 모자'〈작은 사진〉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다. 2000년대 초반에 처음 나와, 4년 전 쯤부터 국내에서 보편화되기 시작한 기구이다. 병적으로 비뚤어진 두개골 위치를 바로잡기 위해 쓰는데, 단순히 '두상을 동그랗고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아이 두상 교정 모자는 어느 경우에 써야 하는지, 함부로 사용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기는지 알아본다.

◇"20~30명 중 한 명 만 '교정 모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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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제공
두상 교정 모자는 자세성 사두증(斜頭症) 아이에게 처방하는 치료법이다. 자세성 사두증이란 태어날 때 산도(産道)에 머리가 눌리거나, 한 쪽으로만 눕는 습관 때문에 두개골이 비뚤어진 것을 말한다. 아이의 두개골 발달 정도에 맞게 특수 제작된 헬멧 모양의 모자를 씌우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하루에 18~20시간씩 3~6개월 정도 착용하면 머리 모양이 동그랗게 자리잡는다고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는 "자세성 사두증이 뇌 발달이나 척추 등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지만, 나이가 들어 심한 얼굴 비대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교정 모자를 씌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성 사두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두상 교정 모자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희섭 교수는 "머리 모양 때문에 우리 병원을 찾는 아이 중 당장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0~30명 당 한 명 꼴"이라고 말했다. 두개골 위치 때문에 눈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양쪽 귀의 균형이 심하게 틀어져 있을 때 등이다.

◇반드시 병원 검사 후 결정해야

두상 교정 모자를 쓰는 시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는 "국제적인 표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의 얼굴형과 맞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여러 의사의 의견을 취합한 뒤에 교정 모자를 사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간혹 두상 교정 모자를 단순히 미용을 목적으로 맞추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상 교정치료는 반드시 성형외과나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뒤 결정해야 한다. 최종우 교수는 "어린이 사두증은 선천적으로 두개골 모양에 이상이 있거나, 두개골이 빨리 유합돼도 생길 수 있다"며 "이때는 외과 수술로 두개골을 넓혀 뇌가 성장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 모자를 맞춘 뒤에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머리 크기를 재면서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머리 크기는 돌 전에 70~80%가 자랄 만큼 빠르게 발달하는데, 크기가 맞지 않는 교정 모자를 계속 씌우면 뇌가 압박을 받아 발달 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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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두상(頭相)이 비뚤어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가운데가 움푹 패인 베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비뚤어짐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촬영협조=니노필로우
◇가운데 움푹 패인 베개 쓰면 완화

어릴 때 두상이 조금 비뚤어졌어도 대부분은 자라면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게 신희섭 교수의 설명이다. 평소에 아이가 한 쪽으로만 눕지 않게 해야 한다. 아이들은 목의 힘이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똑바로 눕혀도 얼굴이 한 쪽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 이때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가며 누울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최근에는 아이의 두상 교정을 위해 만들어진 베개가 많이 있다. 최종우 교수는 "심하지 않은 자세성 사두증은 생후 3~6개월 안에 가운데가 움푹 패인 베개만 잘 사용해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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