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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무르익는 계절 “감정 담아 읽으면서 음 속 무게 덜어”

김련옥 기자 | / 사진: 조은선(St.HELLo) | 사진제공: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누구나 가슴속에 감동적인 시 한 구절 정도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그 싯구 속에는 가슴던 연애감정이, 누군가를 잃은 후의 애저린 슬픔의 경험이 담겨 있을 것이다. 가을이 깊어 가는 이맘때 시를 통해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 보자. 혼자서 조용히 마음으로 읽는 것도 좋지만, 운율이 있기에 함께 소리 내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시 낭송을 하면서 즐겁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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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은 아송을 직접 하는 사람과 낭송하는 것을 듣는 사람 모두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귀로 들으면서 시 속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시적화자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소리 내서 읽는다고 다 ‘詩 낭송’ 아니다

시를 그냥 읽는 것은 낭송이 아니다. 이는 그저 소리를 내어 읽는 ‘낭독’일 뿐이다. ‘낭송’은 소리를 내서 읽는다는 점은 같지만, 감정을 이입한다는 점과 외운다는 점이 낭독과는 다르다. 시 낭송가에게 초보자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시 낭송법을 들어봤다.


(Step 1. 낭송용 시는 따로 있다)
모든 시를 낭송하는 것은 아니다. 낭송하는 시가 따로 있다. 의미 전달이 명확한 시가 낭송하기 좋다. 보통 ‘사랑’ ‘삶’ ‘어머니’를 주제로 한 시를 낭송하는데, 이는 그만큼 듣는 사람에게 공감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진달래 꽃’처럼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들어도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가 낭송하기 좋은 시다. 선택이 어려우면 《한국 대표 시인100명이 추천한 한국 애송시 100편》(민음사)를 참고하자.

(Step 2.  詩的 화자와 교감하자)
시 낭송자는 낭송 전에 시를 충분히 감상하고, 시에서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인 ‘시적 화자(話者)’와 충분히 교감해야 한다. 시의 분위기 속에서 시적 화자는 어떤 감정인지 생각해 보고 이를 내 감정으로 가져올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시 낭송을 할 수 있다. 시 낭송가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묵은 감정과 상처를 마주하면서 치유받기도 한다.

(Step 3.  특이한 발음과 장·단음 표시)
감정을 담아 읽어 보자. 읽다가 발음이 계속 틀리는 부분은 체크하고 수시로 연습한다. 시에 사용된 시어들의 장·단음을 표시하고 정확한 발음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다. 발음의 정확성을 길러 듣는 사람이 편안하게 시를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Step 4.  강세·속도·포즈 연습)
‘두려움’ ‘기쁨’ ‘분노’ 등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단어가 있을 때는 힘주어 말한다.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속도를 끊임없이 조절하는 것도 잊지 말자. 시의 마지막 단어는 여운을 남기기 위해 잠시 한 템포 쉬었다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속도나 강세 등은 끊임없이 녹음하고 들으면서 연습하도록 하자.

“기억 속 시를 낭송하면서 당시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한다.
진솔함이 담긴 시 낭송은 듣는 사람도 치유 시킨다.
시 낭송 그 자체가 사랑과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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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윤동주

2. 시 낭송으로 위로와 사랑을 전하다

‘시마을 낭송작가협회’는 2006년 인터넷 문학커뮤니티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이하 시마을) 내에 생긴 동호회다. 현재 40명의 낭송가가 활동하고 있고, 외국에 거주하면서 참여하는 회원이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회원 대다수가 각종 시낭송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이 있는 수준급 시 낭송가이다. 시 낭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수상 여부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지만, 별도의 가입 절차가 있다.

시 낭송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초보자는 시마을 사이트(www.feelpoem.com)에 접속해 낭송시 코너에 최소 6개월 정도 자신이 낭독한 시를 올린다. 그러면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원들이 열정과 실력을 확인한 후 회원 자격을 부여한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동호회지만, 아마추어 동호회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시 낭송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기 때문이다.

시마을 낭송작가협회는 그들만의 동호회가 아니다. 그들이 가진 재능을 활용한 재능기부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매년 ‘찾아가는 樂-문학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을 열고 있는데, 이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시 낭송 공연이다. 복지회관, 장애인재활원, 요양센터 등을 다니며 두 달에 한 번씩 콘서트를 갖는다.

높은 수준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외부 초청이 늘어났고,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다. 이재영 회장은 “시 낭송가는 시와 대중을 이어 주는 메신저”라며 “시를 통해 삶의 슬픔을 함께 공감하고 나누면서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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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 동호회




MORE TIP

시 낭송이 주는 건강 효과

시와 소설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환자가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안정을 얻게 되는 것을 ‘문학치료’라고 한다. 읽고 쓰는 것은 물론, 직접 창작하는 모든 활동까지 문학치료 영역에 포함한다. 시 낭송도 문학치료의 일환이다.

시 낭송은 시를 낭송하는 사람이든 시를 듣는 사람이든 시를 통해 우울한 마음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시를 읽는 동안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을 잊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긴장을 완화시키고 즐겁게 한다. 또 자신의 병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하기 때문에 비관적인 마음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들게 한다. 윤대현 교수는 “시가 감정을 관장하는 뇌를 깨우기 때문에 논리적인 사고에 지친 심신을 쉬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시를 낭송하기 위해 끊임없이 같은 구절을 반복해서 외우기 때문에 뇌에서 기억력을 관장하는 측두엽을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시를 낭송하기 때문에 대인공포증을 치료하는 데도 활용된다. 두렵고 불안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직면해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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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례(57)
◆ 3 시 낭송으로 새 삶을 찾은 사람들 ◆

“제2의 인생 시작 가능케 한 원동력” / 홍성례(57)
그녀는 주부일 것이라고, 취미로 시 낭송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명함에 다양한 직함이 빼곡이 적혀 있다. 국선도 사범이자 향토문화해설가이고,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하다. 홍성례 회원은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시 낭송’이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발음이 정확하고 감성이 풍부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시낭송대회가 열린다는 말에 도전했고, 금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 이미 50세를 훌쩍 넘긴 때였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홍씨에게 이 대회에서의 입상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부여했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홍 회원은 “사람들이 제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 말한다”며 “시 낭송가로서 사는 삶 속에서 사람 홍성례를 찾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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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희(62)
“시 속 화자와 동질감 불면증 고통 사라져” / 현정희(62)
시 낭송을 하기 전 현정희 회원은 주로 집에서만 생활했다. 우울감이 심했고, 밤에는 불면증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해 괴로웠다. 하지만 4년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시인이채가 지은 ‘중년의 가슴에 찬 바람이 불면’이라는 시를 들은 뒤 삶이 달라졌다. 현 회원은 “마치 나 자신이 시 속 화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나만 외롭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그때부터 시낭송을 하게 됐고, 지금은 불면증 없이 잠을 잘 잔다”고 말했다. 50대 후반 뒤늦게 발을 들인 취미활동인데도 재능을 인정받았다. 현 씨는 “목소리가 낭랑하고 발음이 정확하면서 감성도 풍부하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며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인정받는 삶이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2012년 ‘지리산 시낭송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작년에는 박경리 시낭송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현 회원은 “시 낭송을 할 때는 집에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다”며 “괜히 누워 있으면서 쓸쓸해하던 삶에서 벗어날 수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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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서(48)
“시 낭송하면서 무거운 삶 힐링” / 박태서(48)
박태서 회원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근무하는 기관사다. 직장 바깥에서는 시 낭송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 회원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 암송을 즐겨 왔다. 기관사가 되고 나서도 취미는 계속됐다. 박 회원은 “운행을 마치고 종착역에 도착한 전동차는 운행 위치를 바꾸기 위해 회차선로로 들어간다”며 “그 시간 동안 전동차 안내방송 연습을 겸해 고등학교 때 외우던 시들을 암송하는 것이 지친 하루 삶을 마감하는 힐링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10년 시낭송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시 낭송에 뛰어들었다. 2011년 ‘재능 전국시낭송 서울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초청을 받아 시 낭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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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53)
“상처를 치유하는 위로와 회복의 힘이 있어” / 이재영(53)
이재영 회장은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낭송회를 열 때마다 안타깝다. 환자들의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무대 주위에 바리게이트를 치기 때문에 충분한 소통이 쉽지 않아서다. 이 회장은 “그래서 정신병원에서 공연할 때는 더 큰 목소리로, 더 많은 감정을 실어 시를 낭송한다”며 “나의 이 낭송이 환자들의 알수 없는 상처와 슬픔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영 회장의 진심이 전해진 일화가 있다. 한 정신병원에서 시를 낭송하던 중 “엄마, 왜 날 버렸어”라는 구절을 낭송하는데 한 환자가 자신을 향해 걸어왔다. 주변에서는 돌발행동을 예상하고 초긴장 상태였다. 그러나 그 환자가 품안에서 꺼낸 것은 커피믹스 한 봉지였다. 이 회장은 “엄마에게 버림받은 화자의 슬픔이 시 낭송을 통해 그 환자에게 가슴 깊이 전달된 것 같다. 그래서 나를 위로하고 싶은 환자가 커피믹스를 건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시 낭송 속에 외로운 사람, 버림받은 사람 등을 치유하는 힘이 들어 있다고 믿는다. 이는 이 회장이 시 낭송을 하는 이유이자, 앞으로 계속해야 할 비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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