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비인후과

"치매 30%, 노인성 난청과 관련"
기력 잃고 혼자 있으려 하면 청력검사를

3년 전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았지만 보청기를 껴도 소용 없다는 편견 탓에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던 김모(78)씨. 올해 초 기억력·사고력 같은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동작이 굼떠졌다. 별일 아닌 일에 고집을 부리고 역정을 내자 가족들은 김씨와 함께 여러 병원을 전전했고, 결국 김성근이비인후과 난청클리닉까지 오게 됐다. 이 병원 김성근 원장은 "난청으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대뇌의 사고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억력 장애를 비롯해 인격장애까지 생기기도 한다"며 김씨에게 보청기 치료를 강조했다. 이후 보청기를 끼기 시작한 김씨는 모임 참석이 늘고 사람들과 원활히 대화하게 됐다. 치매 의심 증상도 하나둘 사라지고, 최근에는 활달하고 자신감에 찬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기력 떨어지는 노부모 청력 확인을

국내 65세 이상 4명 중 1명이 난청이다. 난청으로 청력 이상이 초래되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관계를 어려워 한다. 모임도 안 나가고, 가족과 대화도 피하게 된다. 이 때문에 우울증,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김성근 원장은 "난청이 있는 노인은 뇌에 자극이 줄어 청각영역의 퇴화속도가 빨라지면서 인지기능마저 떨어진다"며 "실제 난청 정도가 심할수록 치매 발병률이 올라간다는 미국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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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원장(가운데)이 난청 환자에게 소음을 발생시킨 뒤 30분 동안 청각사가 다양한 문장을 말하면서 얼마나 알아 듣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지켜보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김 원장은 "60세 이상에게 발생한 치매의 30%가량이 노인성 난청과 관계가 있다"며 "난청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리들이 다시 들리면서 감퇴한 대뇌 인지기능이 활성화돼 치매 증상이 사라지고 치매도 예방된다"고 말했다.

노인성 난청 때문에 의기소침하고 우울해서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것인데, 여름에는 더위로 기력이 떨어진 것이라 착각하기 쉽다. 부모님이 단 둘이 대화할 때는 괜찮은데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대화하기 힘들어 하거나, '간다' '잔다' '산다' '판다' 같은 단어를 잘 구분하지 못하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음량·음역 맞춘 보청기 끼어야 효과

노인성 난청으로 한 번 청력이 떨어지면 다시 되돌리지 못한다. 초기에 발견해 보청기로 청력을 유지하는 게 최선책인 것이다. 하지만,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를 잘못 끼면 노인성 난청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소음성 난청까지 더해져서 청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사람마다 편한 음량·음역이 다르므로 자신의 청력 상태에 맞게 조정해서 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력 상태에 맞게 보청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소음 속에서 문장을 들려주고 청력을 파악하는 검사를 비롯해 보청기가 소리를 얼마나 압축해 표현하는지 같은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전문적 검사를 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청각사가 있는 병원에서 보청기를 맞춰야 한다. 보청기 착용 전에는 귀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김성근 원장은 "한 번에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한 곳에서 보청기를 맞춰야 불편감 탓에 보청기 착용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다"며 "오랜 기간 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보청기보다 병원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