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최신 치료
인공와우에 보청기 기능 추가… 뇌에 직접 소리 정보 줄 수도
성능 좋고 기능 다양한 보청기, 이비인후과 전문의 개발 참여

청력이 떨어져 잘 듣지 못하는데도 그냥 지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치료 효과가 크지 않고 보청기를 끼워도 소리 구분이 힘들어 별 효과가 없다고 지레짐작하는 탓이다. 전체 난청 환자의 85%가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추산한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는 "난청을 방치하면 점점 더 듣기 어려워지고 기억력·판단력 같은 인지기능마저 떨어진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는 "다양한 수술법과 보청기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 속수무책이었던 난청 환자도 소리를 되찾고, 비교적 명료하게 들을 수 있게 됐다"고 적극적인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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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보청기 기술 덕분에 무선 마이크·리모콘을 쓰거나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연결, 상황 별로 원하는 소리를 깨끗하게 들을 수 있게 됐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이 보청기의 새 기능에 대해 난청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신 난청 수술

요즘은 인공와우(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줌, 원래 달팽이관 기능)에 보청기 기능을 추가한 기기가 나왔다. 고주파와 저주파 모두 못 듣던 난청 환자도 수술을 받으면 매끄럽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뇌에 직접 소리 정보를 주는 기계를 넣는 수술 방법도 나왔다.

하이브리드 임플란트 수술=난청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부분 난청(1000Hz 미만의 저주파 영역에서 60dB 미만의 소리·1000Hz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60dB 이상의 소리를 듣지 못함) 환자에게 쓴다. 저주파 음역은 보청기로, 고주파 음역은 인공와우로 듣게 하는 치료다. 두 기능이 담긴 하이브리드 임플란트를 귀에 심으면, 깨끗하게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뇌간 이식술=내이(內耳)의 소리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청신경에 문제가 생겨도 수술로 청력을 되찾을 수 있다. 최재영 교수는 "뇌(뇌간)에 직접 소리 정보를 주는 자극기기를 심으면 된다"며 "청신경에 종양이 생겼거나 달팽이관이 돌처럼 굳어져 인공와우를 넣을 수 없는 사람도 이 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신 보청기

보청기 기술도 크게 발전, 음질이 개선됐고 불편함도 줄었다. 요즘은 귀나 뇌에 수술로 심는 보청기도 나와 있다.

귀에 꽂는 보청기=과거 보청기는 크든 작든 모든 소리를 증폭시켜 듣기 불편했지만 요즘은 상황별로 기능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최신 보청기는 큰 소리는 줄이고 작은 소리는 키워서 듣기 편하다"며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할 때도 목소리를 잘 잡아준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을 때 보청기와 연결된 무선 마이크를 강연자 앞에 놓으면, 먼 거리에서도 소리를 크고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개발에 참여한 닥터보청기처럼 사용자가 즉석에서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최신형도 있다.

과거 보청기는 귓구멍을 꽉 막아서 동굴에 갇힌 듯 웅웅거렸지만, 요즘은 보청기에 구멍을 만들거나 귓구멍 일부만 막도록 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디자인도 산뜻하게 바뀌고 있다. 김성근 원장은 "블루투스 핸즈프리처럼 생긴 보청기가 나왔고, 귓속에 넣으면 남들이 착용 여부를 알아채지 못하는 제품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보청기가 있더라도 용도에 맞게 새 보청기를 하나 더 써도 된다.

골도형 보청기=만성 중이염 탓에 고름이 자주 나오거나 외이도가 아예 막혀서 보청기를 착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유용하다. 치과에서 잇몸에 임플란트를 심는 것처럼 귀 뒤의 머리뼈에 심는 나사 모양의 보청기다. 구자원 교수는 "한쪽 귀만 난청일 때 쓰는 보청기로, 머리뼈를 진동시켜 반대쪽의 정상적인 귀로 듣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식형 보청기=보청기를 해도 잘 들리지 않고 인공와우 수술까지 할 필요가 없는 난청 환자의 이소골(소리의 진동을 달팽이관에 전달함)에 보청기를 걸어 듣게 한다. 지난해 국내에 도입됐다. 보청기로 소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이소골에 진동을 유발해서 소리가 더 또렷하고 매끄럽게 들리도록 해준다. 청력이 눈에 띄게 나빠지는 사람은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