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따라 건강 지키기

조선시대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몸속 음과 양의 기운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양생법을 지키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양생법이란 병에 걸리지 않게 건강 관리를 잘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현대인의 생활 속에 동의보감식 양생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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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명상을 통해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몸속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재동 교수(가운데)가 명상 시범을 보이고 있다.
현대인 중 건강한 사람은 5%,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20%이며 나머지 75%는 '아건강' 상태다.(세계보건기구 자료) 한의학에서는 아건강 상태를 '미병(未病)'이라고 하는데, 특별한 질병은 없으면서 두통·불면·뒷골 땅김 등의 만성적인 증상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현대인의 식습관·수면습관·운동습관은 몸의 음기를 충분히 채우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화(火)가 많아져 미병 상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동 교수가 제안하는 부족한 음기를 채워 음양을 조화롭게 하는 생활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후 11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다. 밤은 음기를 보충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다. 이때 깨어 있으면 음기는 더 부족해지므로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는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둘째,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는다. 성질이 급하거나 화를 잘 내면 몸의 양기가 머리쪽으로 올라가 뒷골이 땅기면서 음양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화가 나더라도 즉시 표현하기보다 숨을 고르면서 한 번 참고, 평소에 명상을 통해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이 좋다. 셋째, 빵이나 라면을 먹지 않는다. 동의보감에 '10병 9담'이라는 말이 있다. 10가지 병 중 9가지가 몸의 독소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의미인데, 이재동 교수는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 과도하게 들어오면 비만을 유발하고, 이는 양기가 과도해지기 때문에 독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BMI 지수가 5만큼 높아지면 고혈압·당뇨병 위험은 2배, 뇌졸중·심장질환 위험은 1.5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넷째, 계단을 이용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레베이터 대신 계단을 걸어 오르내리면 부족해진 음기를 채워 약해진 하체를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단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약간 숙이고, 상체에 있는 기를 하체로 끌어내린다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좋다. 마지막은,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입을 수시로 적셔서 마르지 않게 하면, 혀끝의 독소를 씻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음기 보충에도 도움이 된다.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한 모금씩 자주 하루에 최대 2L 정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