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줄어든 일조량이 남성호르몬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탈모가 늘어난다. 보통은 3개월 정도 탈모 현상이 지속되고, 빠진 만큼 새로 돋아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머리를 한 번 잡았다 놨을 때 뽑히는 것이 아니라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의 양이 많다고 느껴진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목표에 따라 치료 방법 달라야
탈모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목표를 세워야 한다. 단순히 탈모를 멈추게 하는 것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머리를 나게 해주는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이란 성분을 가진 의약품이 있다. 두피를 청결하게 하는 생활 습관이나 단백질 식사 등도 탈모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탈모가 심해진 모발을 풍성하게 하고 싶다면, 모발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모발이식 수술이라고 하면 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야 한다거나, 회복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거나, 흉터가 심하게 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최근에는 위쪽 모발로 덮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두피 부분에서만 절개하지 않고 모낭을 추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하지만, 모낭을 하나씩 의사가 손으로 직접 몇 천 가닥을 채취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모낭 손실율이 높은 문제점이 있었다.
◇로봇 모발이식수술로 빠르고 안전하게
하지만, 그동안 외과 수술이나 재활 치료에 사용돼 온 의료용 로봇이 모발이식수술 분야에도 선을 보이면서 이러한 단점이 개선됐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의료기 전문기업인 레스토레이션 로보틱스사(Restoration Robotics, Inc.) 연구진이 개발한 ‘아타스 로봇 모발수술 시스템’이 그 것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분당 서울대병원과 초이스피부과, 다나성형외과 등 국내 3개 병의원에 도입됐다. 회사에 따르면, 모낭을 자동으로 분석해 채취하는 이 수술 로봇은 기존 비절개 모발이식 수술의 기술적인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해 모발이식 전문의, 로봇 전문 엔지니어, 임상 전문가들이 10년 간의 협동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수술 전 컴퓨터 시스템이 먼저 초당 50회의 속도로 모낭의 밀도와 방향, 각도, 깊이 등을 정밀 분석한 후 이 정보를 전달받은 로봇 팔이 모낭의 특성에 맞춰 모낭을 채최한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모낭 채취 시간이 절 반 가량 줄어들고, 사람 손과 달리 피로에 따른 편차 없이 일관된 모낭 채취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 이어 올해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에 도입될 예정이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비절개 모발이식술은 수술 후 별도의 봉합과정이 없어 회복이 빠르고 선상의 흉터가 남지 않으며 로봇을 이용할 경우 정교하고 빠른 채취가 가능해 환자나 시술자 모두 모발이식수술에 대한 부담감과 수술 중 스트레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모발이식학회(AAHRS)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의 2개 모발이식병원에서 4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타스 로봇 모발 채취수술 결과, 로봇 시술의 부작용이나 장비의 오작동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됐다. 시술대상은 29~59세 사이의 남성들로, 검정색 및 검정색과 흰색이 섞여있거나 붉은색, 금색, 갈색 머리의 직모나 곱슬머리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시간당 채취한 평균모낭 수는 500개, 모낭당 평균 모발 수는 2.4개로 나타났다. 올해 업그레이드된 새 버전 로봇은 시간당 750~1000개의 모낭을 채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