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O자다리, 안짱다리 치료는 이렇게
기고자=박문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입력 2012/05/14 17:34
많은 부모가 자녀의 O자다리나 안짱다리 등을 고쳐준다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아이가 힘들어 하는 교정기 치료를 시킨다. 그러나 이런 아동은 성장하면서 다리 모양이 저절로 교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교정기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O자다리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약간의 O자다리(내반슬)이다가 2세 이후에 다리가 곧게 펴진다. 3~4세가 되면 다시 X자다리(외반슬)이 되고, 6~8세가 되면 다시 자연스레 교정된다. 따라서 만 2세 이전에 보이는 약간의 O자다리는 치료없이 교정되므로 섣불리 보조기 를 착용시키지 말고 기다려봐야 한다.
다만,구루병이나 유아기 경골 내반증 등은 이야기가 다르다. 장기간 모유만 먹거나 아토피성피부염 등으로 편식하는 아기는 비타민D가 부족해져 구루병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O자다리이면서 평소 구토와 설사를 자주하는 아기는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를 해봐야 한다. 돌이 되기 전에 걸음을 다른 아기보다 빨리 시작하면서 비만한 아기는 ‘유아기 경골내반증’이 생길 수 있다. 정강이뼈 근위부의 성장판에 국소적인 발육 장애가 나타나서 생기는 병이다. 이는 초기에 육안으로는 감별이 어려우니, 반드시 엑스레이 촬영 등으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구루병 아이는 비타민D 보충 약물 치료 후에 보조기 또는 수술로 치료하고, 유아기 경골 내반증이 아이는 경중에 따라 보조기를 차거나 수술을 시킨다.
문제는 청소년기의 O자 다리이다. 이 시기의 내반슬은 보조기나 운동으로 교정할 수 없고, 상태가 심하면 수술로 치료할 수 밖에 없다. 부모는 불필요한 치료를 시키면 안된다.
안짱다리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 안짱다리는 대부분 3-8세 경에 부모가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 온다. 원인으로 엉덩이뼈(대퇴골), 정강이뼈(경골), 발의 변형이 있을 수 있으나, 90% 이상은 엉덩이뼈가 안으로 돌아가서 이다(대퇴골 내염전). 엉덩이뼈의 문제인 경우, 보조기나 특수 신발로 교정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치료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불필요한 스트레스 만 준다. 엉덩이뼈의 문제는10세 경까지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될 수 있고, 변형이 교정되지 않아,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 이하이다.
아이의 걸음걸이나 다리 모양이 이상하면 소아정형외과에 데려가 다른 병은 없는지와 자라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인지를 확인해보도록 권한다. 보조기나 경락·추나요법 등 근거없는 운동 요법 등을 시행하면 효과는 없고 어린 자녀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