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O자다리·안짱다리, 10살 전 저절로 고쳐져… 보조기 착용 말고 기다려야

박문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박문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얼마 전 다섯 살 여자아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병원에 왔다. 걸을 때 발이 안쪽으로 돌아가고 무릎이 부딪히는 전형적인 안짱걸음이었다. 아이 엄마는 "주위에서 보조기 치료를 시키라며 권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론부터 쓰자면, 이 아이는 그냥 두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었고, 보조기 치료는 불필요했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O자다리나 안짱다리 등을 고쳐준다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아이가 힘들어 하는 교정기 치료를 시킨다. 그러나 이런 아동은 성장하면서 다리 모양이 저절로 교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교정기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는 약간의 O자다리(내반슬)이다가 2세 이후에 다리가 곧게 펴진다. 3~4세가 되면 다시 X자다리(외반슬)가 되고, 6~8세가 되면 다시 자연스레 교정된다. 따라서 만 2세 이전에 보이는 약간의 O자다리는 치료 없이 교정되므로 섣불리 보조기를 착용시키지 말고 기다려봐야 한다.

다만, 구루병이나 유아기 경골내반증 등은 이야기가 다르다. 장기간 모유만 먹거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으로 편식하는 아기는 비타민D가 부족해져 구루병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O자다리이면서 평소 구토와 설사를 자주하는 아기는 엑스레이와 혈액검사를 해봐야 한다. 돌이 되기 전에 걸음을 다른 아기보다 빨리 시작하면서 비만한 아기는 '유아기 경골내반증'이 생길 수 있다. 정강이뼈 근위부의 성장판에 국소적인 발육 장애가 나타나서 생기는 병이다. 이는 초기에 감별이 어려우니, 반드시 엑스레이 촬영 등으로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구루병 아이는 비타민D 보충 약물 치료 후에 보조기 또는 수술로 치료하고, 유아기 경골내반증인 아이는 경중에 따라서 보조기를 차거나 수술을 시킨다.

문제는 청소년기의 O자다리이다. 이 시기의 내반슬은 보조기나 운동으로 교정할 수 없고, 상태가 심하면 수술로 치료할 수밖에 없다. 부모는 불필요한 치료를 시키면 안 된다. 청소년기의 안짱다리 역시 엉덩이뼈·정강이뼈가 안으로 틀어진 경우라서 보조기나 특수 신발로 교정할 수 없고, 오히려 대퇴골에 불필요한 자극만 준다. 나중에 성인으로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될 수 있고, 장애가 남거나 변형이 심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 이하이다.

아이의 걸음걸이나 다리 모양이 이상하면 소아정형외과에 데려가 다른 병은 없는지와 자라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인지를 확인해보도록 권한다. 보조기나 경락·추나요법 등 근거 없는 운동 요법 등을 시행하면 효과는 없고 어린 자녀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만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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