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어지러운 원인, 뇌인지 귀인지 눈동자 보면 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04/25 09:33
어지럼증 진단과 치료
이석증 - 노인이나 여성에게 잘 생겨… 갑자기 몇 초간 나타나고 몸 움직이면 더 심해져
전정신경염 - 감기 앓고 나면 생겨… 오한·식은땀 등 증상 동반… 이틀 정도 약으로 증상 조절
◇비디오안진검사로 원인 파악
이비인후과에 가면 비디오안진검사로 어지럼증의 원인을 파악한다. 김희남 원장은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쓰고 여러 자세를 취하면서 눈동자를 관찰하는데,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귀(전정기관)와 뇌(소뇌) 중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을 극복하기 위해 재활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보려면 동적자세검사를 한다. 움직이는 발판에 서 있으면, 시각·다리 감각·평형감각 능력을 평가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과 증상은 아래와 같다.
이석증은 귀에서 유발되는 어지럼증의 90%를 차지한다. 전정기관에 있어야 할 돌(이석)이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세반고리관으로 옮겨 들어가 생긴다. 갑자기 몇 초간 참을 수 없는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몸을 움직이면 더 심해진다. 구토감이 들기도 한다. 노인이나 여성에게 잘 생긴다.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이현석 과장은 "치료는 이석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고개의 위치를 바꾸면서 시행하는 물리치료인 이석치환술을 받는데, 환자의 90%가 한 번 치료받으면 낫는다"고 말했다.
▷감기 앓고 어지러우면: 전정신경염
감기를 앓고 난 뒤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전정신경염 가능성이 있다. 내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염증을 유발해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발병 후 하루이틀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럼증이 심하다가, 서서히 나아지면서 3주 정도 지속된다. 구토감·오한·식은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김 원장은 "처음 1~2일은 약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그 이후에 전정재활치료를 한다"며 "전정재활치료는 특정한 곳만 바라보거나 고개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법으로,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꾸준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귀에 물 찬 느낌·청각 이상 동반: 메니에르병
어지럼증과 함께, 귀에 물이 찬 느낌이 들거나 귀가 먹먹해지는 등 청각 이상 증상을 동반하면 메니에르병 가능성이 있다.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이 짧으면 20분에서 길면 하루 정도 지속된다.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누그러지는데, 완벽하게 치료할 수는 없다. 약으로 어지럼증을 조절하면서 10~20년 정도 지나면 증상이 서서히 없어진다. 약을 3~6개월 복용해도 변화가 전혀 없으면 고막 안쪽에 항생제를 주입하거나 내이나 전정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