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음식하다 데었을 땐 된장 발라야? 화상엔‥
헬스조선 편집팀 | 도움말=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입력 2012/01/20 14:41
이번 설 명절 연휴는 귀성, 귀경길에 올라야 하는 사람들에겐 어느 해보다 훨씬 고생길이다. 설 연휴가 주말 빼면 겨우 2일로 예년보다 짧고, 예상되는 이동인구는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짧게는 3~4시간에서 많게는 10여시간씩 좁은 차에서 시달리는 일은 신체적으로도 매우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매우 피로하다. 더구나 피부 상태는 신체 리듬과 균형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에 연휴 동안 장시간의 운전, 폭식, 음주, 밤샘이 이어지면 각종 피부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다.
◇운전, 밤샘, 과음, 과식 후 피부 트러블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면 각별히 ‘피부 보습’에 신경써야 한다. 추운 한파에 환기가 어려워 자동차 실내에선 공기 순환도 잘 되지 않을뿐더러 쉴새없이 히터가 뿜어져 나와 매우 건조한 상태. 수시로 물을 마시고 수분 스프레이를 얼굴에 뿌려 피부가 당기지 않도록 한다. 장시간 운전 후에는 충분한 수면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고 수분 로션이나 천연 재료를 이용한 간단한 보습팩도 도움이 된다.
가족, 친지들과 밤샘 고스톱과 음주 등으로 피부를 지치게 했다면 피부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과음 후 평소엔 없던 뾰루지가 잘 생긴다. 대개 이 뾰루지들은 여드름이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생긴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에 염증을 악화시켜 여드름과 뾰루지가 생긴다. 또, 부신피질 호르몬도 과다 분비되고, 이 호르몬이 피지를 과다 생성하기 때문에 모낭이 막히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 발생한다. 또한 여드름 피부의 경우 갑자기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취침과 기상 시간이 불규칙해지면 상태가 더욱 악화된다.
여드름이 생겼을 때 가장 간단하게 응급처치를 하는 방법은 냉찜질이다. 이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지선의 활동을 둔화시키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손으로 짜지 말아야 한다. 대신 항염 연고를 하루 2~3번 발라주고, 그래도 가라않지 않을 경우 피부과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피부과에서 연고 치료와 함께 염증을 가라앉히는 IPL, 엔라이트(N-lite)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연휴 동안 마를 틈 없는 손, 주부습진
주방일을 하는 주부의 손은 늘 마를 틈이 없다. 특히 추석 등의 명절에는 손님맞이와 제사준비로 주부의 손은 더욱 바빠진다. 이럴 때 주의해야 하는 주부질환이 바로 주부습진이다.
주부습진은 물과 합성세제가 손에 자주 닿아 생기게 된다. 피부 표면에는 지방질로 이루어진 얇은 보호막이 있는데 세제나 비누 성분은 피부 보호막을 파괴해 손이 건조해지고 손가락 끝, 특히 손톱 주변 피부가 얇아지거나 갈라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빨개지면서 갈라진다. 가려울 수도 있지만, 심해지면 아픈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처음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 차츰 손가락 전체, 손바닥, 손목, 손등으로 번지는데 비누세제나 물일, 고무장갑, 흙일,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 때문에 더욱 악화된다.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우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여 손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보습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면 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부신피질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부신피질호르몬은 피부가 자극을 받을 때 일으키는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너무 뜨거운 물을 사용하지 말고 손에 물이 닿은 후에는 반드시 피부 보호제를 발라주어야 한다. 고무장갑을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속까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후 사용하고 면장갑도 땀이 차지 않도록 자주 바꿔 주는 것이 필요하다.
◇명절연휴, 피부화상주의
북적북적 사람들이 많이 모여 즐겁게 담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즐거움이야 말로 명절의 가장 큰 기쁨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가정내 사고가 일어날 확률도 높아진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경우는 음식 조리시다. 뜨거운 국이나 국물이 있는 음식이 쏟아져 화상을 입거나 압력밥솥, 커피포트, 전기 프라이팬, 정수기 온수버튼 등을 부주의하게 만졌다가 손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잦다. 압력밥솥이나 커피포트 등은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워두고 전기 후라이팬 사용중에는 뜨거운 팬을 만지거나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가정내 정수기는 온수버튼을 잠가두거나 아이들이 함부로 누르지 못하게 주의를 준다.
일단 화상을 입으면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깨끗하고 흐르는 찬물에 15~20분 정도 대고 열을 식혀줘야 한다. 얼음으로 마사지 하는 경우도 많은데, 통증은 완화될 수 있지만 상처의 손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삼가도록 한다. 또한 옷 위로 뜨거운 물이나 국 등이 쏟아져 피부와 옷이 달라붙었다면 억지로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일단 찬물로 열을 식힌 후 옷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열을 식히는 응급조치를 취했다면 상처부위가 오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덮고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한다. 화상에 기름이나 된장을 바르는 등의 민간요법은 잘못된 처방이다.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없이 함부로 민간요법을 처방하거나 아무 연고나 바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