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발생률 일반인의 2배… 대장·유방암 걸렸던 사람, 특히 새로운 암 많이 생겨
흡연·비만·당뇨도 큰 관련

◆암 생존자 2차암 검사 상대적으로 소홀
삼성서울병원 암센터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가 조사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중 국내 암 생존자(암이 완치된 사람과 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암을 경험한 모든 사람) 67만여명 중 암이 처음 발생했던 부위가 아닌 다른 장기의 암 검사를 받은 비율은 유방 46.4%, 자궁경부 54.8%, 위 31.5%, 대장 28.5% 등에 불과했다. 조주희 교수는 "이는 암을 겪지 않았던 사람들의 검사 비율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암 치료술의 발달로 암 환자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2차암 발병은 늘어나는 반면, 2차암 검진을 더욱 철저히 받아야 하는 암 생존자들의 2차암 예방이나 조기 발견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암 전문의들은 "우리나라 암 환자들은 암이 완치된 후 2~3년 정도는 추가 암 검진을 철저히 받지만 상당수는 그 이후로는 흐지부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 2차암 발병 암 안 걸렸던 사람보다 2.3배 많아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국내 남성암 환자 1만4181명을 2001년부터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2차암 발생률은 일반인의 암 발생률보다 약 2.3배 높았다. 폐암은 2.1배, 대장암 4배, 간·담·췌장암 1.9배, 비뇨생식기암은 2.6배 더 많이 생겼다.
2차암은 처음 걸렸던 암의 종류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지만, 특히 대장암이나 유방암에 걸렸던 사람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대장암 환자는 완치 뒤 유방암·자궁내막암·전립선암·위암 등이 2차로 생길 위험이 크고, 유방암 환자는 대장암·자궁내막암·난소암 위험이 크다"며 "특히 비만한 유방암 환자는 2차로 대장암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2차암은 특히 흡연·비만·당뇨병과 관련이 컸다. 1차암을 진단받기 전 하루 1갑 이상 흡연하던 사람은 비흡연 환자보다 2차암으로 폐암이 생길 위험이 3.7배 높았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 암환자는 2차암으로 대장암이 3.5배, 비뇨생식기암은 3.6배 많이 발병했다. 당뇨병이 있는 암환자는 혈당이 정상인 암환자에 비해 2차로 간·담도·췌장암에 3.3배, 폐암 등에 1.9배 많이 걸렸다.
◆미국암협회 "유방·폐·대장·전립선암 환자 특히 조심"
2차암 예방과 관련, 미국암협회는 특히 유방암·폐암·대장암·전립선암 환자는 완치 뒤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신체활동량을 늘리며 채소를 많이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우리나라는 대장암과 유방암 정도를 제외하면 처음에 어느 암에 걸렸을 때 2차암이 많이 생기는지, 어느 장기에 2차암이 잘 나타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주희 교수는 "따라서 현재로서는 모든 암환자가 5대암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2차암 검진을 빠뜨리지 않고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