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면증의 대표적 질환인 기면증(narcolepsy) 관리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유럽신경학회(EFNS)는 탈력발작을 동반하는 기면증과 동반하지 않는 기면증에 대해 다룬 가이드라인을 European Journal of Neurology(2006; 12: 1035-1048)에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을 만든 프랑스 몽펠리에대학 마이클 빌리어드(Michel Billiard) 교수팀은 제작 목적에 대해 “무작위 위약대조시험을 통해 기존 약제의 사용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약제와 함께 행동적 치료수단도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혁명적 치료법 개발 중

가이드라인은 기면증 치료의 전반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에비던스에 근거한 여러 치료법도 제시하고 있다.

주간의 과잉졸음이나 불가항력적인 수면에피소드에는 자극제, 근력이 갑자기 없어져 쓰러지는 탈력발작(cataplexy)에는 항우울제, 야간수면 장애에는 수면·진정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 설명하고 있다.

빌리어드 교수는 기면증의 병태 생리 중 일부가 밝혀지고는 있지만 혁명적인 치료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근 주목되는 면역글로불린 주사(IVIG) 역시 아직은 실험 단계라고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주간 과잉졸음이나 수면에피소드에는 행동적 치료수단과 함께 모다피닐(modafinil, 프로비질)이 제1선택제이다.

이 약제는 1일 100~400mg 2회 (아침과 오후) 투여하면 효과적이다. 1일 2회, 300mg씩 투여해야 하는 증례도 있지만 드문 편이다. 일반적으로 1일 600 mg 이상 복용은 금기다.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는 제2선택제로 1일 10~60mg 투여한다.

주간 과잉졸음에 대한 제1선택제로 옥시베이트 나트륨(sodium oxybate)이 미국에서 점차 많이 사용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향후 유럽에서도 탈력발작, 주간 과잉졸음, 야간수면 장애를 포함한 기면증에도 적응증을 획득할 경우 옥시베이트 나트륨 사용폭은 넓어질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은 말하고 있다.

한편 중증환자에서는 모다피닐과 옥시베이트 나트륨의 병용이 효과적이지만 다른 약제의 경우 치료에 실패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효과가 매우 한정적이다.

탈력발작에는 옥시베이트 나트륨

주간 과잉졸음과 불가항력적인 수면에피소드에는 행동적 치료수단을 추천하고 있다.

계획적인 가면은 수면 경향을 줄여주며 반응시간을 단축시킨다. 이러한 계획은 환자마다의 업무나 집안일을 고려하여 스케줄을 세워야 한다.  탈력발작에 대한 제1선택제는 옥시베이트 나트륨을 사용한다는 에비던스가 있다. 시작하는 투여량은 하룻밤 4.5g으로 2.25g씩 2회에 나누어 복용한다.

1.5g씩 늘려 하룻밤 당 최대 9g을 4.5g씩 2회까지 늘릴 수 있다. 8~12주에 최적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조기에 반응하기 때문에 용량 조정은 2주 이상 간격을 두고 하는게 좋다.

제2 선택제는 삼환(tricyclic)계 항우울제로 특히 클로미프라민(10~75mg)이 가장 강력하다. 하지만 삼환계항우울제는 항콜린성(anticholinergic) 유해현상을 갖고 있다.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는 효과가 약한 반면 유해현상도 적다. venlafaxine(상품명 이펙사)은 이러한 목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나 효과와 관련해 발표된 에비던스는 없다.

마찬가지로 reboxetine과 atomoxetine(이상 국내 미발매)에 대해서도 에비던스는 없다. 가이드라인은 옥시베이트 나트륨과 항우울제 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기면증에 대한 적절한 행동치료법은 없다고 한다. 유발원인을 알고 있다면 그것을 피하도록 하는게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가이드라인은 설명한다.

동반증상에도 옥시베이트 나트륨

환각과 수면시 마비증상을 보이는 환자에는 탈력발작 치료가 대부분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면증에서 나타나는 환각과 수면시 마비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충분하지 않다.

수면부족(poor sleep)에 대해서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계와 非벤조디아제핀계 모두 일정한 에비던스가 있지만, 중장기에 걸친 연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에비던스가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다.

모다피닐로 수면의 질이 개선된 환자도 있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옥시베이트 나트륨이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동반 증상에는 에비던스가 없는 관계로 기존 약제를 추천하고 있다. 옥시베이트 나트륨에 관한 임상 경험에서 볼 때 이 적응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병존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OSA)은 일반인과 동일하게 치료해야 하지만,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는 임상적 개선효과를 보이지 않아 지속성 기도양압(CPAP)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

기면증 환자의 경우 수면 중 주기적 하지운동(PLMS)을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특히 청년 기면증 환자의 경우 큰 문제가 된다고 가이드라인은 지적한다.

기면증 환자에서는 정신증상이 일반인보다 많지는 않지만 우울증은 큰 문제다. 가이드라인은 우울증이 병발했을 경우 항우울제나 정신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과 추적이 필수

가이드라인은 또 심리 사회적지원과 카운슬링할 때 다른 기면증 환자와 교류를 갖도록 추천하고 있다. “다른 기면증 환자와 교류를 갖게 되면 증상의 인식과 대책을 세우는데 환자와 배우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게 가이드라인의 주장이다.

훈련된 사회사업가(social workers)의 카운슬링을 받는 것도 추천 사항이다. 평생 걸릴수도 있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정확한 기면증의 진단, 탈력발작 유무 판정, 합병증의 체크다.

대략적인 면접을 거친 뒤 수면다원검사(all-night polysomnography)와 수면잠복기반복검사(multiple sleep latency test, MSLT)를 실시한다.  사람백혈구항원(human leucocyte antigen, HLA) 형태를 확인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뇌척수액 히포크레틴(hypocretin)1의 측정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국제수면장애분류 개정판에서는 특히 MSLT를 실시할 수 없거나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는 경우에만 진단검사로 추가시키고 있다.

뇌척수액 히포크레틴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지거나 소진되는 경우는 탈력발작을 동반하는 기면증에서 뿐이다. 탈력발작이 없는 경우 히포크레틴 수치의 측정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진단이 확정된 환자의 상황(장애특성, 유전적영향, 사용가능한 약제와 잠재적 효과 등)에 대해서 되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의사상실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규칙적인 추적관찰은 치료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고 응답부족 또는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치료를 조정하고 치료가 효과적이면 지속하도록 환자를 격려하는데 필수적이다.

증상의 악화 또는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를 재평가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치료평가에는 필요하지 않다.

유망 치료법 나온다

가이드라인은 향후 치료법 발전에 예의주시할 것을 신경과의사에게 주문하고, 아울러 향후 치료법 발전 가능성에 대해 (1)증후적 내분비/전달물질 조정요법 (2)히포크레틴에 근거한 치료 (3)면역에 근거한 치료-등 3가지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사항 가운데 가이드라인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는 치료법으로 스테로이드요법, IVIG, 플라즈마포레시스(plasmaphoresis)를 들고 있다. 이들 방법은 예비적이라도 매우 흥미로운 지견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탈력발작을 동반하는 기면증에 대한 리뷰가 Lancet(2007; 369: 499-511)에 발표된 점도 가이드라인은 지적하고 있다. CHU 몽펠리에병원 이브 도빌러스(Yves Dauvilliers) 박사를 비롯한 가이드라인 작성자들은 “기면증은 파악이 어려운 질환이다. 일반의 등 1차치료자가 환자의 비정상인 주간 졸음을 조기에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사는 이 리뷰를 통해 “병리생리학적 연구 결과, 탈력발작을 동반하는 기면증은 뇌척수액 내에 각성 관련 신경전달물질인 히포크레틴을 생산하는 시상하부 뉴런이 조기에 사라져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 뉴런 상실이 자가면역에 근거한다는 에비던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