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조울증 환자의 하루
입력 2005/05/24 17:45
잠도 안자고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지각하고 짜증만 내
●CASE 1한 달쯤 전 직장을 잃은 박진수(가명·37)씨는 원래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2주쯤 전부터 가족과 이야기를 할 때 자기 주장을 많이 내세우고, 말수도 많아졌다. 또 자신의 능력이면 곧바로 대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다며 평소답지 않게 가족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1주일쯤 전부터는 “배 고프지 않다”며 거의 먹지도 않고, 밤에 잠을 자지도 않는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며 밤새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인맥이 있어야 한다”며 연락이 끊겼던 옛 동창 등에게 전화를 걸며, 최근엔 수백만원어치 물건을 신용카드로 구매해서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CASE 2
배경란(가명·27)씨는 올 초 자신이 희망하는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됐다. 처음엔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강한 의욕과 집착을 보였다. 밤늦도록 사무실에 남아 일을 하는 것도 모자라, 집에 돌아가서도 잠을 자지 않고 일을 했다. 하루 3~4시간밖에 자지 않는데도 몸에는 기운이 넘치고, 머리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바로 기안서를 작성해 상사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배씨는 돌변했다. 출근시각은 늦어졌고, 퇴근시각은 빨라졌다. 상사나 선후배 사원에게 심한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으며, 일을 맡겨도 전혀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