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19

불쾌지수가 상승하는 여름이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늘어나면서, 어르신의 대부분은 충혈된 눈으로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 특히 여름만 되면 눈이 침침하고 글자가 더욱 안 보이고 두통 증상이 나타난다며 젊은 날의 시력을 되찾고 싶다고 호소한다.

여름에는 부쩍 강해진 자외선 탓에 노안이나 백내장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해질 수 있다. 주로 눈이 뻑뻑하고 침침한 느낌이 들면서 시력이 떨어진 듯한 느낌이 자주 나타나면 증상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노안은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 가며 볼 때 초점 전환이 늦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백내장은 뿌옇게 보이고 눈부심이 심하게 나타난다.

노안 초기나 백내장 초기라면 사실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다. 노안과 백내장은 병이 생긴 즉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본인이 생활하기 불편할 때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미 노안 증상으로 돋보기안경을 착용하고 있는데 백내장까지 나타났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야가 심하게 뿌옇거나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눈부심이 심하지 않다면,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로 충분히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노안과 백내장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거나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필자의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여름에 노안과 백내장 수술을 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이다. 짐작하건대 더운 날씨 탓에 세균 감염이나 회복이 더디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안•백내장 수술 시기는 계절과 상관없다. 여름에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안 보인다면 노안•백내장 수술을 진행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다. 노안•백내장은 수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여름이라고 무작정 수술을 꺼리기보다는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내장은 오직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으므로, 여름이라도 불편하다면 바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백내장은 눈 속에 뿌옇게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 렌즈’를 삽입하여 시력 회복을 돕는다. 어떤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간혹 20~30대에게 인기 있는 ICL 렌즈삽입술과 헷갈릴 수 있는데, 교정 범위가 다르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를 교체하는 것이고, ICL 렌즈삽입술은 수정체는 보존하면서 수정체 앞에 시력교정 렌즈를 삽입하는 것이다.

아직 노안만 온 경우에는 주로 ‘모노비전’ 수술을 진행한다. 젊은 층에 인기 있는 라식과 같은 원리지만, 눈을 ‘짝짝이’로 교정한다는 면에서 다르다. 두 눈 중 주로 사용하는 주시안을 레이저로 교정해 원거리를 잘 볼 수 있게 하고, 나머지 한쪽은 가까운 곳을 잘 볼 수 있도록 교정한다. 이 밖에도 ‘프레스비아’나 ‘레인드롭인레이’와 같은 렌즈를 삽입하여 교정할 수 있다.

여름에 진행하는 노안 수술과 백내장 수술이라고 해서 수술 후 관리를 할 때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 수술 다음 날부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고, 1주일 후부터는 물 세안과 샤워, 머리 감기가 가능하다. 단, 휴가철 물놀이를 계획하고 있거나 수영, 사우나를 자주 한다면 수술 후 8주 후부터 가능하므로 이 점을 염두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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