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2-05
겨울철 야외 활동 중에 생길 수 있는 안과 질환 중에 ‘설맹증’이라는 게 있다.
눈에 반사된 자외선 때문에 각막이 손상되는 안 질환이다. 스키나 얼음 낚시가 한창인 때여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필자에게도 설맹증 예방법에 대해 묻는 사람이 종종 있다.
설맹증은 스키장 등 눈이 쌓인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눈은 자외선 반사율이 80% 정도로 높다.이는 여름철 모래밭의 자외선 반사율보다 3~4배 정도 강한 수준이다. 빛이 반사되는 하얀 빙판도 조심해야 한다.
강한 자외선은 각막의 피부 역할을 하는 각막 상피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 자외선이 눈에 반사돼 설맹이 생기면 각막 손상과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눈이 부시고, 충혈이 생기거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눈물이 나거나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자외선을 받았을 때 바로 나타나지 않고, 주로 8~12시간 정도 지난 후에야 발생한다. 그리고 드물지만, 염증이 심해지거나 각막 손상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면 각막 궤양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설맹을 예방하고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내리쬐는 눈 쌓인 곳이나, 빙판 등에서는 자외선 차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스키를 탈 때는 고글이나 보안경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평상시 외출할 때도 선글라스 챙기는 것을 잊지 말자. 선글라스는 너무 짙은 것보다 75%나 80% 정도의 농도가 적당한데, 선글라스 알을 통해서 눈이 보이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만약 스키나 얼음낚시 등의 야외활동 후 피로를 느끼면 찬 수건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계속해서 눈이 따끔하거나 충혈되면 안과를 방문해 각막에 이상이 없는지 정확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설맹의 경우 손상이 가볍고 추가적인 합병증이 없으면 보통 1주일 이내에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손상된 각막에 세균이 침투했거나 각막내피까지 손상됐다면 각막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가 꼭 필요하다.
가끔 선글라스는 ‘멋 내기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되는 선글라스는 눈 보호를 위해 항상 챙기는 것이 좋다. 겨울은 저물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스키장을 찾는다. 산천어, 송어 축제 등 빙판 위 행사도 한창이다. 즐겁고 건강한 여행을 위해서 선글라스 챙기는 것, 잊지 말아야겠다.
/기고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건강한 눈으로 환한 세상을 전하는 박영순 원장의 눈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