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10
사춘기가 빨리 시작된 만 9세 이민지(가명)양은 또래보다 키가 컸지만 성조숙증으로 인해 최종 키는 엄마의 키인 155cm 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성조숙증은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해 최종키를 작게 만든다. 성조숙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나이에 비해 과도하게 분비되고 있는 성호르몬의 조절이 필요했다. 이민지양이 성조숙증에 걸린 원인은 바로 소아비만이었다. 과도한 체지방이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사춘기가 또래보다 훨씬 빨리 시작한 것이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의 식사를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하는 사이, 인스턴트식에 길들여진 이민지양은 늦게까지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학원을 오가는 사이사이 배가 고플 땐 친구들과 습관처럼 햄버거, 치킨, 컵라면을 먹었다. 운동은 늘 부족했고 또래보다 키가 크니 잘 자라는 것처럼 보였지만 소아비만으로 인해 건강전반이 위협받고 있었다. 성조숙증 치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식습관 교정이었다. 특히 인스턴트음식은 반드시 끊어야 했다.
인스턴트식품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무척 잘 알려져 있다. 열량에 비해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뿐만 아니라 기억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발표되었다. 실험용 쥐를 설탕과 지방위주의 음식을 먹는 그룹, 건강한 음식을 먹는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한 결과 질 낮은 식사를 한 그룹의 쥐들이 단 6일 만에 기억력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스턴트식품의 섭취가 곧바로 기억력 손실로 연결된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하지만 질 낮은 식사를 한 쥐들의 경우 기억의 형성과 저장에 관여하는 뇌 해마 부위에 염증반응이 관찰된 만큼 인스턴트식품과 기억력은 상당한 관련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쥐들의 인지능력, 기억력 감퇴는 체중의 변화가 있기 전에 발생했다.
이민지양에게는 성호르몬의 분비를 낮추는 한약처방과 함께 단백질, 칼슘, 식이섬유 등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사와 주 3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충분히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음식도 피해야 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알 종류, 조개류, 갑각류, 연체동물은 물론 내장고기는 먹지 말도록 했다. 콩 종류도 덜 먹는 것이 좋으며 보양식품도 삼가도록 했다.
당장 살을 빼는 것이 급해 보이지만 성장기아이가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오히려 키 크는데 방해가 된다. 1cm가 크면 1kg를 감량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분은 충분히 섭취하면서 키가 크는 방향으로 관리를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처음 방문 당시 여성호르몬 수치는 당장 생리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였으나 꾸준한 노력을 통해 153cm까지 초경을 지연할 수 있었다. 초경이후에는 성장호르몬 증가를 돕는 한약처방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최종 키 165cm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엄마의 키보다 무려 10cm나 더 큰 것이다. 한약복용이 끝나고 동생의 진료를 위해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한의원을 방문한 이민지양이 엄마 키보다 훌쩍 큰 모습으로 인사를 할 때의 그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한방으로도 성조숙증을 치료하면서 유전키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의 주원인이다. 하루 중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하며 인스턴트식품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소아비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각종 성인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소아비만의 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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