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18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욕설이 나와요 

엄마와 함께 내원한 11세의 박모군. 귀여운 모습의 그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설스런 욕이 나온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실제로 진료를 보는 동안 ‘입닥쳐’와 같은 욕설이나  어른이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말을 계속해서 내뱉고는 무척 괴로워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을 방해하는 것이 싫어 입에 테이프를 붙여놓기까지 했단다. 박모군은 틱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틱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인 근육의 움직임이나 소리가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틱은 단순틱과 복합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또한 증상에 따라 근육틱과 음성틱으로 나눌 수 있다. 1년 이상 지속 되는 경우에는 만성 틱장애, 4주 이상 1년 미만일 경우에는 일과성 틱장애, 운동틱과 음성틱이 함께 1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뚜렛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틱장애는 근본적으로 유전적인 요인들이나 외부의 스트레스로 인해 대뇌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대뇌에서 발생하는 정보나 행동은 항상 대뇌 피질 밑 기저핵들과 중뇌핵들의 정교한 튠업을 거치는데, 이런 과정이 생략되거나 이상이 생기면 근육이나 음성이 의지만으론 조절되지 않아 움직임이나 소리를 내는 것이다.

틱장애는 틱장애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또래로부터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 등 사회성 발달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필히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김군 역시 이러한 틱장애 때문에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고,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어요’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고 한다. 

틱장애 치료는 틱장애를 유발하는 뇌의 기능적인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것에 중점을 둔다. 먼저 아이의 뇌 상태나 체질, 자율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상태를 진단해 주는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진단이 나오게 되면 탕약과 침 치료를 처방 받게 된다. 먼저 탕약은 뇌의 기능을 올려주는 약재를 사용하며 이는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미세하게 조절이 안 되고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여기에 침 치료를 병행해 기능 이상을 가지고 있는 뇌의 조절 능력을 바로 잡아 준다. 이러한 방법으로 탕약과 침, 그 밖의 운동치료를 시행하면 뇌세포가 활성화되어 증상에 따라 수개월 정도에서 틱장애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박모군의 경우 확고한 치료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치료가 수월한 편이었다. 더불어 아이의 부모에게 틱증상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반응하면 그 자체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으니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근육의 운동을 체계화시켜 의미없는 근육의 움직임을 잡아줄 수 있도록 수영이나 태권도 등의 규칙적인 운동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최소 하루 1시간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부모에게 얼마만큼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인지를 인식시키도록 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시행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바로 틱장애이다. 대부분의 틱은 일시적으로 1~2주가 지나면 사라지나 아이가 주위의 놀림에 신경을 쓰거나 틱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또 틱 증상이 나타나면서 소리가 동반되거나, 틱 행동을 못 하게 하면 불안해하거나, 얼굴·머리·어깨를 제외한 다른 부위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틱 행동을 너무 자주 하거나, 1년 이상 틱 증상이 없어지지 않을 때도 역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변한의원 / 변기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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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불균형, 과학과 한방으로!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

원광대 한의대 졸/대한한의학회 약침학회 정회원/대한한의학회 경혈학회 정회원/대한한의학회 추나분과학회 회원/국제응용근신경학회 인정의/현 변한의원 원장

변기원 원장이 함께하는 건강한 뇌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