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1-07

언제나 청춘


연말에 유난히 어르신들이 병원을 많이 찾았다. 젊은이들의 성형 열풍이 고희를 넘긴 어르신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나 보다 하고 신기해 했다. 최근에 그 수가 많이 늘었지만 몇 년 전부터 60세, 70세를 넘겨서 성형외과를 찾아 오곤 하셨다.

일전에 한 할머니께서 찾아오셨을 때 일이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비해 젊고 고와 보이는 할머니이셨지만 유독 볼의 주름만은 두드러졌다. 이유인즉 할아버지께서 당신의 플루트 연주를 좋아하셔서 정년퇴직 한 이후로 플루트를 많이 불어드렸더니 갑자기 볼의 주름이 늘었다는 것. 움푹 꺼진 볼과 홀쭉한 볼은 미세지방이식으로 간단히 통통하게 만들 수 있다. 수술을 받은 후 앞으론 연주를 줄여야겠다며 웃으시는 할머니를 보며 이 분이 젊어 보이는 이유는 단지 미세지방이식주사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196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52세였으나 2007년에는 78.5세로 늘어났으며 65세 이상의 노령인구의 비율도 높아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이상을 차지하는 노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여전히 늙고 병든 무력한 존재라는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달, 생활 수준의 개선 등으로 인해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둔 오늘날, 노인이라기엔 너무 젊은데도 말이다. 

얼마 전 회갑을 넘긴 할머니가 쌍꺼풀 수술을 해달라고 찾아왔을 때, 필자는 만류부터 했었다. 나이가 들어 윗 눈꺼풀이 처져 눈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해서 지금도 고우신데 이제 와서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겠냐고 했더니 할머니는 쌍꺼풀이 없어 수십 년 동안 아이라이너로 두껍게 칠하고 다녔다며 이제는 수술을 받고 싶다고 답하는 것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이었다. 사과를 드린 후 쌍꺼풀 수술과 코를 살짝 높여 주는 지방 주사를 놔 드리고 나니 만족해하시던 모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미(美)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지만 젊음만큼은 누구나 누릴 수 있고 또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렇다면 젊음이란 단순히 나이로 구분되거나 외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일까? 젊다는 것이 나이의 구분이라면 노인들은 이미 아름다움을 상실한 사람들일 수밖에 없으며 외모에 의해서만 구분된다면 주름제거술, 보톡스, 지방주입 등 회춘성형술을 통해 얼마든지 젊음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드리 햅번의 생애를 보며 그녀가 진정 아름다웠던 순간은 ‘로마의 휴일’ 여주인공이 아닌 아프리카에서의 어린이 구호활동에서였다는 어느 광고 카피처럼 아름다움은 외모의 젊음에서만 기인하지는 않는다.

노화란 자연의 법칙이므로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 늙어 가느냐는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은 평균 수명을 연장한 것뿐 아니라 눈가나 입가의 주름부터 검버섯까지도 없애 외모의 젊음도 어느 정도 연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순한 수명의 연장이 아니라 노년의 인생도 활기차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가끔 할아버지 앞에서 플루트를 연주할 할머니를 상상하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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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의 Beauty 4 U

[박현성형외과]
박현 원장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부속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수료
성형외과 의학박사 전문의
고려대학교 부속 구로병원 성형외과 전임의
現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現 박현 성형외과 원장

당신의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박현 원장의 뷰티 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