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좌우하는 관절 건강 완전정복
펜싱 오상욱 선수가 극복한 발목인대파열, 어떻게 치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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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27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경기는 끝났지만, 아직도 전 세계가 올림픽 열기로 가득하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올림픽을 챙겨봤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경기는 펜싱이다. 발목 부상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 선수의 활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오상욱 선수는 지난 2022년 12월 연습 경기 도중 실수로 상대 발을 밟아 오른쪽 발목이 꺾이면서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수술받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필드 닥터로 참여하기도 했고 평소 스포츠 손상 환자를 자주 만나는 나로서는 선수에게 발목 인대 파열이 굉장히 치명적인 부상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펜싱의 경우 빠른 스텝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종목인 만큼 발목이 꺾일 위험이 매우 크다. 그래서 부상을 극복하고 금메달까지 목에 건 오상욱 선수에게 더욱 눈길이 갔다.

오상욱 선수가 겪은 발목 인대 파열은 발목 인대가 완전히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사실 발목 인대 손상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발목 염좌라고도 불리는 발목 인대 손상은 우리가 흔히 ‘발목을 접질렀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발목은 1%의 면적으로 99%의 신체 하중을 견디는 만큼 부상 위험이 큰 부위로, 발목 인대 손상은 살면서 80% 이상이 겪는 굉장히 흔한 질환이다. 특히 뛰다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 발목이 뒤틀리거나 발을 잘못 디뎌 접질리는 경우 발목 염좌가 쉽게 발생한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는 발목 인대는 발목 안쪽의 내측인대와 바깥쪽의 외측인대로 나눌 수 있는데, 발목을 삐었을 때는 주로 외측인대 손상이 많이 발생한다. 발목을 지지해 주는 외측인대는 전방거비인대, 종비인대, 후장거비인대 총 3개로 이뤄져 있으며, 이 중 전거비인대의 파열이 가장 흔하다. 발목 염좌가 발생했다면 붓기와 통증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목발 없이는 걷기가 어려울 정도다.

발목 염좌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발목 인대의 길이가 유지되며 살짝 찢어진 1단계, 파열이 되었으나 완전 파열이 아닌 2단계,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면 3단계로 구분한다. 대부분의 염좌는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3단계라 해도 수술 없이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데, 다른 부위에 비해 얇은 발목 연골에 지속적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연골이 망가져 관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골연골병변이 생기고 결국 발목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발을 삔 후 통증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 다 나았다고 생각해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발목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발목 염좌가 만성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0%에 달한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에도 발목이 어긋나는 느낌과 함께 반복되는 염좌와 지속적인 발목 통증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발목 인대 상태를 확인한 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전방거비인대와 종비인대, 관절막을 봉합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봉합한 인대가 다시 파열되거나 다시 늘어나는 경우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의료용 인조인대(Internal brace)를 덧대어 보강하기도 한다. 이 인조인대(소모성 의료기기)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에도 사용됐다. 발목인대는 재파열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술 시 손상된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발목에 만성적으로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 관절 내 연부조직이 두꺼워지면서 활액막염이 관찰되기도 하고 충격에 의해 발목 가장 위쪽 거골의 연골이 망가지기도 한다. 활액막이란 관절 연골의 원활한 움직임을 돕고 충격 완화에 도움을 주는데 이상이 생기면 소위 말하는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활액막염이라 한다. 활액막염이 통증의 원인이라면 봉합술 시 함께 제거한다. 특히 불안정성에 동반되는 골연골병변이 있다면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관절 운동 범위 및 근력, 유연성 회복 위주의 재활을 시행한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해도 재활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절의 강직, 근육 약화 등과 같은 후유증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를 위해서라도 발목 수술 후 환자의 회복 속도에 맞춰 재활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이때 의료용 인조인대가 한 번 더 빛을 발하는데, 봉합한 인대를 인조인대가 단단히 잡아줘 무리 없이 재활치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발목 염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그럼에도 무리한 운동을 하다 보면 발목 손상을 피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발목 염좌가 흔한 질환이다 보니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발목을 삐끗한 후 통증이 지속된다면 관절 전문의를 찾아 현재 발목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평소 자주 발목을 삔다면 발과 발목에는 변형이 없는지, 인대에 손상은 없는지 하루빨리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보존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가벼운 염좌를 키우지 말고 지체 없이 전문의를 만나 좋은 치료를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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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좌우하는 관절 건강 완전정복

[강서K병원]
홍성우 병원장

[학력 및 경력]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외래교수
삼성서울병원 파트너즈센터(SPC) 협력의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외래교수
전)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임상강사_견관절, 관절경 및 스포츠, 인공관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석사
고려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필드 닥터
전) 바른마디병원 관절센터 센터장
전) 고려정형외과 진료부원장

[학회활동]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견주관절학회 정회원
대한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대한관절경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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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좌우하는 관절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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