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3-02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20년에 민원이 많이 발생한 핵심주제를 각 세대별로 나눠본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한 것을 보았다.
20대는 회사나 급여가 핵심어로 나타났고, 30대 이상에서는 공통적으로 아파트, 주택, 분양, 전세 등 부동산 관련된 핵심어가 많았다. 대개 삶과 직결되는 경제 이슈가 많은 가운데서 내 눈에 들어온 것은 40대의 핵심어로 등장한 ‘건강’이었다. 일자리, 급여, 부동산이라는 주제 사이에 건강이라니. 서서히 몸의 노화를 느끼는 40대의 걱정과 불만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우리는 40대에 들어서는 즈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우리도 이제 고장이 나기 시작하나봐”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그만큼 40대에 들어서면 몸은 천천히 이상반응을 일으킨다. 그래서 국가에서도 40대부터는 일반건강검진과 함께 국가암검진을 실시하면서 좀 더 자세한 건강 상태를 살핀다.
우리의 ‘눈’도 마찬가지다. 눈은 신체 중 가장 먼저 노화가 진행되는 곳인데, 40대를 기점으로 안구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등의 각종 전자기기 사용률이 늘어난 환경은 40대를 비롯한 모든 현대인의 눈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20년 백내장과 녹내장, 황반변성 등 3대 노인성 안질환 진료를 받은 환자 수를 집계했는데, 40대 환자 수가 11만2,000여 명으로, 10년 전 4만2,000명이던 것에 비해 무려 2.7배나 증가했다. 이 같은 통계만 봐도 더 이상 노인성 안질환이 50~60대만의 병이 아니며, 40대도 안심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노안과 노인성 안질환의 차이를 모른 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성력이 떨어져 근거리와 원거리를 번갈아 볼 때 초점이 잘 맞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거나 작은 글씨를 가까이 볼 때 돋보기가 필요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다만 눈이 침침하고 피로해지는 증상을 전부 노안으로 치부하고 검진을 미룬다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백내장이나 녹내장, 황반변성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40대부터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눈 역시도 뒤늦게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시야가 뿌옇게 보이고, 빛번짐이나 물체가 겹쳐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녹내장은 안압이 증가해 안구 내 시신경을 손상함으로써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면서 실명에 이르게 돼 주의가 요구된다.
황반변성은 우리 눈에 상이 맺히는 황반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사물이 굽어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는 등 시력 중심부에 변형이 나타난다.
저마다 다른 원인과 증상을 나타내는 노인성 안질환이지만, 모두 침침하고 시력이 저하되는 느낌으로 시작하는 공통점이 있어 환자 본인이 주관적으로 구별하기는 더욱 어렵다. 더구나 자연치유가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질환 역시 조기 진단을 위한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40대에 우리 몸은 다양한 이상 신호를 보낸다. 풍요로운 인생을 꾸려가기 위해서 가장 첫째 조건은 건강이다. 올해부터라도 본인과 가족을 위해 안과에서의 눈 정기검진을 시작으로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삶이 새로워지는 눈건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