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허리 든든한 인생
안전한 겨울산행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들
수원윌스기념병원
박춘근 병원장
산은 어느 계절에 가도 그 계절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겨울 산은 하얗게 펼쳐진 설원과 눈꽃, 상고대 등 웅장하고 멋진 풍경이 가득하다. 하지만 지상보다 훨씬 춥고, 미끄러우며, 위험하기도 하다.
얼마전 설악산에서 34세의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다.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혈액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지면서 부정맥이나 심장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영하의 날씨 속 산행은 저체온증, 압박 골절, 동상 등에 유의해야 한다.
겨울 산행은 ‘보온’이 중요하다. 기온이 내려가면 신체의 뼈와 관절, 근육 등 근골격계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 상태라면 작은 충격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축성과 땀 흡수율이 좋은 내의와 가벼운 방한 티셔츠, 방풍 자켓 등 여러 겹으로 껴입고 방풍 모자와 귀마개, 얼굴의 볼과 목을 가릴 수 있는 목도리, 방수 장갑, 스패츠(등산화 속에 눈, 비 등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발목부터 무릎까지 감싸주는 발 토시 같은 장비) 등을 착용해 머리와 목, 귀, 손의 보온을 유지해야 한다.
겨울산행의 최고 위험요소는 미끄러움이다.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장갑과 장비 등으로 몸이 둔해지기 쉽기 때문에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낙상 사고는 허리디스크나 척추압박골절의 위험이 있다.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은 충격으로 척추 뼈가 납작하게 변형된 골절질환으로 겨울에 발생빈도가 높다. 만일 골다공증이 있다면 심하게 넘어지지 않아도 척추 뼈가 찌그러지고 눌러앉게 된다. 척추압박골절은 허리와 등 주변 특정부위의 통증, 기침이나 누워 뒤척일 때 통증,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등산 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꼭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때문에 산행 시엔 충격흡수를 잘해 발의 피로를 줄여주고, 발목까지 감싸주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발목을 단단하게 잡아줘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부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이 오지 않았더라도 숨어있는 빙판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아이젠(등산화 바다에 부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장비)과 등산 스틱은 필수다. 배낭은 넘어질 경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배낭에는 랜턴, 상비약, 핫팩, 따뜻한 물이나 차, 여벌 양말 및 방한 모자 등을 챙기되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어느 계절이건 간에 산행 전후로 꼭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산행 전 스트레칭은 부상 방지 및 운동 능력 향상, 산행 후 스트레칭은 피로회복의 효과가 있다. 겨울 등산은 다른 계절 산행에 비해 체력소모가 크다. 또한 빨리 어두워지기 때문에 오후 3~4시경에 마치는 것이 좋다. 또한 시간에 쫓겨 내려오다 보면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가고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등산 시간보다 하산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내려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