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술, 고기가 ‘발가락 통증’을 유발한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근골격계 질환
‘발작성 통풍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발작성은 말 그대로 갑자기 생긴 극심한 통증을 말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평소에 통풍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고, 하나같이 최근 더위에 술(치맥)을 많이 마셨다고 얘기한다. ‘통풍의 정의’와 ‘치료과정’을 알고 ‘금주를 포함한 식생활 교육’을 잘 받는다면, 이런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통풍
‘통풍(gout)’은 요산 결정체가 관절 속과 주위에 침착되면서 급성관절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발가락 관절에 침범하고 심하면 발작 통증이 일어난다. 단백질 대사에 의한 질소화합물은 암모니아, 요소, 요산이라는 세 가지 형태로 배설된다. 그중 요산은 세포 에너지(ATP)와 핵산, 여러 종류의 보조인자 구성성분인 퓨린의 최종 대사산물이다.
요산 형태는 ‘바늘 모양’으로 결정을 이루어 침착되고 사이토카인(염증 물질) 분비를 유도,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통풍은 주로 ‘심한 운동’, ‘고단백 음식’ 섭취와 ‘과음’ 후 갑자기 발생한다. 또한, 이뇨제, 베타 차단제 등 고혈압 치료제도 요산의 배설을 억제해서 원인이 될 수 있다. 30세 이상의 중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또한 비만, 대사증후군, 과도한 음주, 콩팥 기능상실을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 위험이 높다. 고요산혈증이 있으면 통풍을 의심할 수 있고, 급성에서 만성 결절 관절염으로 진행, 시간이 지나 콩팥에 침착되면 콩팥 손상도 생길 수 있다.
통풍의 치료과정
1. ‘X-ray 등 영상검사’를 통해 발목과 발가락의 통증을 유발하는 골절 등 다른 질환들을 감별한다.
2. ‘혈액검사’에서 요산 수치를 보고 통풍을 생각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6.8mg/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이라 한다. 요산 수치의 증가는 퓨린 생산 증가 또는 배설 감소를 의미한다. ‘CRP, ESR’은 염증 상태를 의미한다. 류마티스관절염(RA) 감별을 위해 ‘RA factor’ 검사도 한다. 통풍이 심해지면 콩팥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BUN/Cr’로 콩팥 기능을 확인한다.
3. ‘관절 윤활액 검사(결정 확인)’는 관절의 윤활액에서 요산 결정을 확인하는 검사로 확진에 필요한 검사이다. 기본적인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 손상에 따른 단백뇨 등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4. 통풍이 있는 발, 발목은 ‘부목(splint)으로 고정’하여 조직을 안정시킨다.
5. 일반적인 ‘진통소염제’가 효과가 있고, 전신에 열이 없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도 쓴다. ‘콜킨정(콜키신)’은 요산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지만, 요산 결정체가 관절 내에 침착되는 것을 감소시켜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 ‘자이로릭(알로푸리놀)’은 핵산 대사의 마지막 효소를 억제하여 요산 수치를 감소시키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금주, 식생활 교육
먼저 ‘참치, 고등어 등 등이 푸른 생선과 붉은색의 육류, 어육류의 간, 고기국물, 멸치’ 등 퓨린을 많이 함유하는 식품을 자제한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주보리’에도 퓨린이 많이 들어있다. 특히, ‘알코올’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요산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므로 절대 피해야만 한다.
퓨린을 적게 함유한 식품으로는 쌀밥, 빵, 메밀 등의 ‘곡류’와 감자, 고구마, ‘우유와 유제품’, 당근, 토마토, 오이, 호박 등의 ‘야채류’ 그리고 비타민이 풍부한 ‘계절과일’이 좋다. 열량 제한을 통한 ‘체중감량’도 중요하다. 특히, ‘하루 2L 이상 많은 물’을 마시는 것은 소변을 통한 요산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통풍 치료 실패의 주된 원인은 ‘치료제의 임의 중단’과 ‘음주’이다. 사람들은 보통 증상이 좋아지면 자기 마음대로 약을 끊어버리고 요산 수치는 다시 올라간다. 통증이 없으면 다시 치맥을 즐기게 되고, 또 재발하게 되는 것이다. 확실한 마무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