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햇빛 때문에 암이 생길 수 있나요?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신생물

햇볕을 많이 쬐거나 병원에서 X-ray나 CT를 많이 찍으면 암이 생길 수 있을까? 방사선 발암 원인인 ‘자외선’과 ‘이온화 방사선’에 대해 알고 있다면, 답이 쉽게 나온다.

방사선 발암
수많은 암의 발병 원인이 있지만,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ultraviolet ray; UV)’과 핵발전소 사고, 핵폭발에 의한 ‘이온화 방사선(ionizing radiation)’도 암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자외선’은 태양광에서 가시광선의 보라색보다 파장이 짧은 광선으로 보통 UV라 한다.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가장 긴 UVA(320~400nm), 중간의 UVB(280~320nm) 그리고 짧은 UVC(200~280nm)로 나눌 수 있다. 인간 피부의 ‘노화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UVA, UVB이다. 사실 UVC가 더 강력한 방사선 발암 원이지만, 다행히 오존층에 의해 걸러진다. 편평세포암종, 바닥세포암종, 흑색종 같은 피부암은 중간 길이의 ‘UVB’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UVB의 에너지가 인간 피부세포의 DNA에 흡수되면 DNA가 변형되면서 피리미딘 이량체가 만들어진다. 보통 피리미딘 이량체는 ‘뉴클레오티드 절제 복구경로’에 의해 회복된다. 하지만, 과도한 햇빛에 노출되면 이 경로에 오류가 일어나고 그 결과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UVA, UVB를 완벽하게 차단하려면 바깥 활동을 말아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바깥 활동을 한다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선크림(suncream)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선크림은 UVA, UVB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물질이 포함된 크림이다. 적절한 SPF(자외선 차단 지수)를 가진 제품을 햇볕에 노출되는 피부 표면에 골고루 발라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15, 강이나 바다 등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SPF 50 정도가 좋다. SPF 뒤의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예를 들어 ‘SPF 30’은 이 선크림을 바른 사람과 바르지 않은 사람이 같은 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선크림을 바른 사람은 바르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일광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30분의 1로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이온화 방사선’에는 α 입자, β 입자, 양성자, 중성자 등의 입자 방사선과 ‘X선, γ선’ 등의 전자기 방사선이 있다. 전자기 방사선은 주로 의학적 사용, 직업, 핵발전소와 핵폭발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이온화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피부암을 비롯한 백혈병과 갑상샘암, 유방암, 폐암, 대장암 등 각종 고형암이 발생할 수 있다.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은 피부암에 걸렸고,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는 7년의 평균 잠복기 이후 백혈병, 고형암의 발생률이 증가하였다. 소아에서 CT 같은 영상진단 장비에 의한 방사선 노출 횟수는 매우 작은 편이다. 하지만 측정 가능한 암의 위험은 증가하고 이차성 암의 발병률도 어른보다 소아에서 크다는 보고가 있다. 약 100mSv 이상의 단기적 혹은 장기적 노출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100mSv 이하의 방사선 노출은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므로 확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X선, γ선의 경우 ‘50mSv 이상의 일시적 노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암 발생 위험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촬영하는 단순 X-ray는 한 번에 약 0.01 mSv, CT는 한 번에 약 10mSv의 유효량을 전달한다.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일 년에 몇 번씩 촬영하는 X-ray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짧은 기간 아주 많은 X-ray와 CT 촬영이 필요하다면 분명 ‘중환’일 때일 것이다. 소아에서도 X-ray 검사는 실제 노출되는 유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CT는 득실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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