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허리 든든한 인생
무조건 만보 걷기? 제대로 걷기!
수원윌스기념병원
박춘근 병원장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걷기 실천율은 약 40%로 5명중 2명이 걷기를 실천한다고 한다. 이는 전년대비 2.5%p 감소된 결과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전국 255개 보건소가 만19세 이상을 대상으로 보건소 당 약900명, 전국적으로는 약 23만여 명의 표본을 추출해 조사하고 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유산소 운동이다. 요즘처럼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어렵고 학원이나 각종 모임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걷는 것도 좋다고 본다.
한 지자체에서 코로나19로 위축된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시키고자 모바일 앱을 이용한 건강 걷기 사업을 추진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앱을 분석해 걷기 실천율이 높은 참여자에게 모바일 상품권이나 소상공인과 연계한 카페 쿠폰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찾아보니 지역별로 건강 걷기, 마을걷기, 생활 속 걷기 등 주민참여 걷기 프로그램을 많이 시행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감과 무력감을 보이는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걷기를 추천하고 있다. 걷기는 사람들의 뇌를 자극해 의욕을 북돋고, 우울증세를 감소시키며,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며 우울할 때나 화가 날 때는 무조건 걸으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신체적으로 볼 때 걷기는 전신 근육을 활용하기 때문에 심폐기능과 지구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골질량을 높여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초대사량 증진으로 체중감량에도 효과가 있으며, 야외에서 걸으면 비타민D의 합성을 촉진시켜 체내 칼슘대사와 뼈 건강 관리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많은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무조건 많이, 오래 걷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걸으면 무릎이나 허리가 더 아픈 사람도 있다. 걷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특정 부위로 체중 부하가 되면서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걷기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바로 올바른 자세이다.
▶시선은 전방 10~15m을 바라보고, 턱은 가볍게 당긴다. 허리와 가슴을 펴고 배와 등에 힘을 준다. (상체를 무리하게 뒤로 젖히는 자세는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어깨는 수평으로 유지하고 양팔은 자연스럽게 흔든다. (파워워킹이라며 팔을 앞뒤로 마구 흔드는데, 무작정 흔들면 어깨 통증을 유발 할 수 있다.)
▶가벼우면서 뒤꿈치의 쿠션이 좋고 앞꿈치가 유연한 신발을 신고, 발을 디딜 때는 뒤꿈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닳게 하되 무릎과 발끝은 안짱다리나 팔자걸음이 되지 않도록 정면을 향한다.
▶ 보폭은 본인 키에서 100을 뺀 정도가 적당하다. (보폭을 무리하게 넓히면 허리가 틀어지며 무리가 올 수 있다.)
▶오르막 길에서는 무릎을 조금 높게 들고, 보폭은 본인 키의 1/3로 줄인다. 반면 내리막길에서는 앞쪽 무릎을 조금 굽힌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야 무릎과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걷기 전에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 걷는 속도보다 조금 더 속도를 내어 걸으면 운동효과가 있다. 바빠서 시간을 내어 걸을 수 없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내리기, 서서 기다리는 동안 제자리걸음 걷기, 대중교통으로 이동 시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기 등 생활 속 걷기 운동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