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허리 든든한 인생
뇌졸중? 목 디스크? 다양한 증상으로 질환 혼동시키는 경추척수증
수원윌스기념병원
박춘근 병원장
요즘 어느 장소에 가던지 사람들의 모습은 비슷하다.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집에선 물론이고 버스, 지하철, 카페, 공원, 식당 등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도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보는 게 습관이 된 듯하다. 고개를 숙이는 잘못된 자세는 목의 디스크와 관절, 근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거북 목 증후군이나 목디스크, 경추척수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북 목 증후군이나 목디스크는 많이 들이 봤지만 경추척수증은 아직까진 생소할 것이다. 경추척수증과 목디스크는 목에 있는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경추척수증은 척추 뼈 속을 지나가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리고, 목디스크는 중추신경에서 팔·다리로 뻗어가는 말초신경이 눌린다는 점이 다르다.
갑자기 손에 힘이 없어져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채우기가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이 어려워 지면 ‘뇌졸중인가?’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경추척수증의 증상이다. 이외에도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자주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르지 못하며, 심할 경우 아예 못 걷는 환자도 있다. 특히 ‘척수증 손’ 증상이 있는데 이는 손가락을 펴기가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빨리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추척수증에서 척수가 눌리는 원인은 척수가 지나가는 신경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신경관이 좁았거나,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되었거나, 목뼈 부위의 퇴행성 변화, 척추 뒤쪽으로 내려가는 인대가 뼈로 변하는 후종인대골화증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경추척수증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하고, 점점 진행된다.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오랫동안 경추척수증을 앓게 되면 근육이 위축되고 관절이 굳어져서 잘 움직이지 못하고, 뼈가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또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하반신 마비로 진행 될 수 있고,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일단 진단이 내려졌다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
경추척수증 증상은 서서히 악화된다. 중추신경이 눌리고 있기 때문에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는 호전이 어렵다. 대개는 수술적인 치료를 하고, 수술적인 치료는 가능하면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했지만 경추척수증은 목디스크나 뇌졸중과 비슷하다.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치료하다가 호전 없이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X-ray나 CT,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와 전기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평소 목 건강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PC작업이나 스마트 폰 사용시 고개를 아래로 숙인 장시간 유지하거나, 목을 앞으로 쭉 내미는 자세는 피한다. 그리고 양쪽 어깨를 펴고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