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진료실 풍경

두 분의 간암환자

LJ비뇨기과

이웅희 원장

  56세 L씨는 젊어서부터 발기부전으로 고민하였다며 비뇨기과의 문을 두드렸다. 성기능 검사에서 수술적인 재활밖에는 방법이 없을 혈관의 기능장애에 의한 발기부전환자로 판명이 되어 수술준비를 하던 중에 우연히 간기능 이상이 발견되어 정밀검사 끝에 다행히 초기에 발견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한 간암으로 진단되었다. 당연히 비뇨기과에서는 일반외과에 의뢰하여 수술을 받도록 주선하였는데 K씨가 이를 거부하였다. 이유인 즉, 평생 성기능 문제로 부부지간에 당한 고통을 생각하면 암으로 죽든 말든 우선 성기능을 회복한 연후에 생각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부인에게 받은 설움을 토로하며 눈물짓는 환자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목숨을 건 환자의 비장함에 우리는 놀라 설득 끝에 일반외과의 간절제수술과 동시에 음경보형물삽입수술을 하고 중환자실로 옮겼다. 수술하던 날, 수술실의 전 직원이 수근거리며 화젯거리였지만 담당의로서 면담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 같다.


  68세 K씨는 진행된 간암 환자였다. 60대 초반에 발병하여 간경화 때부터 극진한 간호에 지쳐버린 아내와 몇 년간의 투병생활의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간청하셨다. 몇 개월이 되었든지 부부간의 성생활을 가능하도록 하셨으면 하는 상담을 해 오셨다. 약물투여도 결정하기 어려운 단계에서 수술적인 치료라도 감수하겠다는 환자의 결단 앞에 상담에 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간단한 보형물 수술로 성기능의 회복을 이루었지만 다시 그런 상황에서 환자와 상담을 하게 될 때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아마도 또다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성기능장애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남성에게 있어서 음경의 발기현상이야말로 신체건강의 바로미터(척도)!’ 라는 절실한 생각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신체적인 건강을 뜻하는 건강 보다 더 종합적인 의미의 정신적, 사회문화적 그리고 신체적 건강을 포괄하는 의미 일 수 있다.  성기능장애에 대해 흔히 신체적인 내재 질환에 골몰하여 그 진단과 치료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심리적인 측면에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정신과 선생님께 자문 한다지만 아직 종합적인 상담을 통한 성치료 면에서는 부족함을 느낀다.


  흔히 남성크리닉을 ‘서고 죽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 치료하는 곳으로 오해하고 찾는 환자들에게 종합적인 상담과 진료가 부족하지 않은지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뇨기과의사가 전하는 성의학 진료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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