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건조하고 뻑뻑한 눈, 안구건조증인 줄 알았는데 노안? 백내장?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나이가 들면 신체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얼굴에는 주름이, 머리에는 흰머리가 많아지는 것도 서러운데, 뼈와 근육이 약해져 몸에 힘도 없으니 서글프기 마련이다.
눈 역시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시야가 침침해진다며 불편함을 토로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한동안 뿌옇고 불투명한 막이 낀 것 같아 잘 보이지 않는데 혹시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아닌지 심각하게 묻곤 한다.
세극등으로 환자의 눈을 살펴보면 대부분 안구건조증에 그친다. 밤 사이 눈이 건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눈물샘이 분비하는 눈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밤 동안 눈물 분비량이 더욱 적으므로 아침에 건조하고 뻑뻑한 느낌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이로 인해 시야가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때 눈을 비벼주면 일시적으로 눈물 분비가 늘어나 시야가 맑아진다. 하여 어르신들은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는 습관을 갖기 마련인데, 이는 2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아침이 되면 저절로 눈물 분비량은 증가하므로, 눈을 비비는 것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뿌옇게 보이고 답답한 현상이 단순한 안구건조증이면 좋으련만. 60대 이상의 시니어들은 단순 안구건조증이 아닌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나 지하철에서 늘 보이던 안내문이 흐릿하게 보이고, 낮에도 눈부심이 심하며 아침마다 시력이 더욱 떨어지는 느낌을 호소하곤 한다. 증상으로만 본다면 노안이나 백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
노안과 백내장은 눈에 특별한 이상이 있기보다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일명 ‘노인성 안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우리가 가깝고 먼 거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 ‘수정체’의 기능 이상으로 나타난다. 노안은 말랑말랑했던 수정체가 딱딱하게 굳어 초점을 자유롭게 맞추는 데 이상이 생기는 것이고, 백내장은 맑은 수정체가 뿌옇게 변해 실제 시야도 흐릿하고 눈부신 느낌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다르지만 증상은 비슷하므로 구분은 쉽지 않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딘가 흐릿하고 눈이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가까운 안과에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잠이 잘 오지 않아 유독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은 특히나 백내장 발병을 조심해야 한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부족한 경우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어 백내장 일으킨다고 한다. 안구건조증도 마찬가지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눈물 분비량도 줄고 눈물막도 빠르게 파괴되어 건조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