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60세 청춘의 덫? 스마트폰이 당신의 눈에 미치는 영향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60세 청춘은 스마트폰 사용도 활발하다. 필자에게 백내장 진료를 보러 오는 분들을 보면 대기실에서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는 모습이 보인다. 실제로 국내 한 금융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한 자녀와 실시간으로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거나 친구들과 좋은 글을 공유하며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시한 지난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60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의 11.7%가 과의존 위험률을 보였다.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은 삶에 활력을 가져오지만, 과도한 사용은 청춘의 눈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미 노안이나 백내장이 있는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안질환이 악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노안과 백내장이 온 눈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눈의 피로를 유발해 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는 작은 반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우리 눈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작은 글씨는 눈의 조절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눈에 큰 부담을 준다. 글씨 크기가 작아질수록 노안·백내장이 온 눈은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게다가 화면을 응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들어 안구건조증까지 나타나는데, 건조증은 노안에 치명적이다. 눈이 건조할수록 침침하고 뻑뻑한 노안의 증상이 심해지고, 자칫하면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스마트폰 화면의 글씨를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화면을 장시간 응시하면 흐릿한 느낌이 심해지거나 눈이 빠질듯한 느낌, 두통 등이 나타난다면 이미 스마트폰으로 인한 노안이 왔다고 볼 수 있다.
백내장 환자가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백내장은 노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 난데없이 눈부시거나 흐릿하게 보이고, 멀리 있는 손주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다면 백내장을 의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느 날 스마트폰 화면 속 가족사진이 겹쳐 보이거나 시력이 떨어지고 색깔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면 당장 내원하여 전문의에게 백내장 진료를 받아야 한다.
100세 시대, 스마트폰이 즐거운 60세 청춘을 만들어주는 똑똑한 친구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Easy come, easy go’라고, 스마트폰으로 즐거워진 삶의 뒤편에는 ‘노안, 백내장의 가속화’라는 그림자가 깔려있다. 따라서 이른바 뉴식스티 라이프(New Sixty Life)를 이어가려면 생활 속에서 노력이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 뉴스 기사를 읽을 때에는 글씨를 크게 하여 눈의 피로를 줄여주고, 30분 동안 손주와 영상통화를 했다면 반드시 20분 동안은 멀리 응시해야 조절력 과다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가 풀릴 것이다.
지하철이나 자동차 안처럼 흔들리는 곳에서는 눈 근육에 힘이 들어가므로 반드시 지양하고, 불가피하게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원거리와 근거리를 번갈아 가며 보는 눈 운동을 수시로 해준다. 스마트폰 사용 후 낮에도 눈이 부시거나 침침한 증상이 수일 지속된다면 가까운 안과에 내원하여 노안·백내장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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