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오류사전
독신자는 빨리 죽는다?
도서출판 경당
헬스조선 편집팀
-
독신자에겐 비통한 얘기지만 많은 연구 자료들이 이(독신자는 빨리 죽는다)는 명백한 결과라고 말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보라. 충격적인 얘기인가? 우리 속에 갇힌 짐승보다 자유로운 수렵 구역에 사는 짐승이 세속적으로 더 축복받은 존재인데 말이다.
그러니 부디 엉터리 같은 핑계를 대지 마시길! 결혼한 사람들이 조금 더 살든 말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물론 보다 친절하게 부연 설명을 해주는 연구 결과도 있다.심리학자들은 경제적으로 보다 나은 안전장치와 배우자로부터 끊임없이 요구받는 건전한 생활방식 등을 그 근거로 들이댄다. 밥벌이의 고민과 가정 내의 조련사가 아니라면 경박한 인생의 즐거움에 빠지고 싶어했을 당신이 아닌가.
그런 당신에게 판에 박힌 설교와 향락보다 큰 기쁨을 주는 정신적인 행복을 선사함으로써 역시 보다 큰 건강을 선사한다는 주장이다. 이 모든 것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다.그러나 정반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결혼이 실제로 수명을 보너스로 얹어준단 말인가?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일생 동안 여러 번 결혼한 사람들이 진정 바라는 바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혼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사회학자들에게 지옥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정확히 이 질문은 미국의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 그들은 이른바 터먼 라이프 사이클 연구의 시대로 소급해 올라갔다.
1920년대 초반 루이스 터먼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학교에서 1500명이 넘는 아동들을 선발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교사와 부모에게 당시 12세였던 아이들의 특징, 강점과 약점, 선호하는 일 등 포괄적이 설문조사에 답해주기를 요청했다.타민의 연구팀은 선발된 아이들을 1990년대까지 계속 추적해나갔다. 이는 실제로 당시 선발된 아동들의 일생에 해당하는 기간이었다. 결혼과 이혼이 평균 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서 연구진은 이들을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A)결혼생활을 지속한 경우, B)이혼 뒤 재혼한 경우, C)이혼했거나 별거 중인 경우, D)독신인 경우, 이상 네 가지 경우였다. ‘결혼하면 장수한다’라는 이론이 옳다면 A,B 그룹이나 C그룹이 D그룹보다 오래 살아야 맞다.결과는 황당했다. 즉 독신자의 평균 수명이 지속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한 사람들의 평균 수명과 거의 유사하게 나온 것이다. 그리고 재혼한 사람들은 지속적인 결혼생활을 한 사람들보다 일찍 사망했다. 그들의 사망 위험은 40퍼센트 가량 더 높았다.
이혼했거나 별거한 사람들의 경우 그 위험도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이혼했거나 별거한 사람들의 경우 그 위험도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통계에 따르면 이혼은 평균 수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한마디로 말해 수명이 짧아지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독신자들은 이혼한 사람들과 똑같이 취급되기 때문에 최소한 통계상으로는 더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터먼 연구진은 또 다른 요인이 평균 수명에 작용하는지 아닌지를 조사했다. 그들의 조사에 따르면 결혼생활을 유지한 사람과 재혼한 사람 간에는 통계상 중요한 차이가 두 가지 나타났다. 한 배우자와 일생을 같이한 사람들은 그들의 유년기에 이미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이혼한 사람들은 어릴 때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다.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혼생활의 유지나 사망률 둘 다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따라서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독신자는 장수에 대한 희망을 가져도 좋다는 얘기가 된다.이혼이 실제로 수명을 단축시키는지, 성실성이 수명을 연장시키는지 또는 그 뒤에 공통적인 원인이 숨겨져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는 사람들이 보다 많은 인간관계를 갖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배우자 외에도 흡연이나 오토바이, 장거리 여행 등 보다 많은 위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은 흔히 사망률이 높은 생활 패턴을 갖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그들은 늘 새로운 우물에 몸을 던질 과감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오래 사는 문제에만 집착해서 방 밖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야말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 아닐까?
<자료제공=’건강상식 오류사전’ 경당>
/헬스조선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