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관절질환!
50대 중년여성, 폐경 겪으며 다리모양 변화 생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
흔히 오자형 다리, 안짱다리로 불리는 휜다리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면 무릎 내측 연골손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무릎 관절 사이에는 연골이 존재하는데, 무릎 안쪽 연골이 반대쪽보다 많이 닳게 되면 다리가 휘어보이게 된다. 이런 경우 무릎 연골이 닳는 관절염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이미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고 계속 범위가 커지기 때문에 무릎 안쪽의 압력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이처럼 다리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골반이 처지기도 하고, 척추가 굽어 어깨가 결리는 등 각종 관절 질환, 골격 질환을 가져오기 때문에 다리의 변형 및 통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은 휜다리는 좌식생활과 집안일 등 생활습관과 관련 깊다. 좌식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특히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걸린다. 대퇴골(허벅지뼈)와 경골(정강이뼈) 사이에는 무릎 연골이 위치하는데, 체중 부하가 안쪽으로 집중되면 내측 연골이 닳게 된다. 특히 50대의 중년층 여성에게서 이러한 변화가 뚜렷한데 폐경도 영향을 미친다. 폐경을 겪은 여성은 여성 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연골이 약하게 변하고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가 된다.
당 병원에서 ‘폐경과 다리 각도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41-60세 중년층 여성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파노라마뷰(X-ray) 촬영을 실시해봤다. 대퇴골(허벅지뼈)와 경골(종아리뼈) 사이를 측정한 결과, 폐경 전인 환자의 평균 수치는 5.8인데 반해 폐경이 이미 진행된 환자의 다리 각도는 평균 6.9도로 폐경 전 환자보다 약 1.1도 크게 나타났다. 이는 폐경 후 환자가 폐경 전 환자에 비해 다리가 더 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똑바로 서서 양 무릎 사이의 벌어진 간격을 재봤을 때 5cm이상이면 O자형 휜다리라고 말할 수 있으며, 앞으로 이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생길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자가진단 후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휜다리를 동반한 연골손상의 특징은 치료하지 않으면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닳게 된다는 것이다. 연골은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성 조직이기 때문에 이미 닳기 시작한 연골은 충격을 받는 만큼 손상이 가속화된다. 이 경우 휜다리의 각도를 수술적 치료로 교정해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면서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켜주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 전후에는 어긋난 뼈의 정렬을 맞춰주는 근본적인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를 하더라도 휘어진 다리가 원인이라면 치료 이후에도 체중이 안쪽으로 집중돼 또 다시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근위경골절골술은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리를 따라 일직선을 내려 그었을 때 해당 무게를 받아야 할 무릎이 옆으로 비껴있는 것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무릎 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킴으로써 통증 감소와 관절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는 원리다.
50대나 60대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관절염이 발병한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과는 다르게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무릎을 굽히는 데 지장이 없으며 심한 운동도 가능하다.
/기고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