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원장의 맑은 눈 환한 세상
몸이 피로하면 눈도 피로해진다
미아체 한의원
송준호 원장
서툰 연기자가 형식적인 웃음을 짓는 경우 입은 활짝 웃을지언정 눈에서는 즐거움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인간의 눈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고 참과 거짓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똑같아 보이는 눈물이라도 평소 눈을 보호하기 위해 평소 조금씩 배출되는 눈물과 외부 자극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 그리고 감정의 변화에 따라 나오는 경우 모두 성분이 다르다고 한다. 성분만으로도 표현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와 같은 '보는 것' 이상의 눈의 기능과 눈물의 속성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듯하다. 겉으로는 똑같아 보이는 눈물이지만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우선 눈물에서 떠올리게 되는 일반적 감정인 슬픔이 아닌 고마움을 마음 속 깊이 느껴 흐르는 경우를 감루(感淚)라 불렀는가 하면 사랑스러움을 표하는 애루(愛淚)도 있다고 했다.
이별의 눈물은 별루(別淚), 슬픔으로 인한 것은 비루(悲淚), 잘못을 뉘우치는 참회의 눈물은 회루(悔淚)라고 불렀으며 지난 우리 현대사의 굴곡을 떠올리게 하는 최루(催淚)라는 명칭은 강압에 의해 불가항력으로 흐르는 눈물을 일컬었다. 바람 때문에 흐르는 것은 풍루(風淚)라 칭했고, 경쟁에 패한 분함에 못 이겨 흐르는 것은 분루(忿淚)라 했다.
모양에 따라서도 칭호가 달라져 눈가에 구슬처럼 맺힌 눈물은 주루(珠淚), 이별의 슬픔으로 옷소매에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이루(離淚)라고 불렀다.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참가자에게 ‘자신감이 없을 땐 관객을 보지 못하고 바닥을 쳐다본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처럼 눈빛과 시선도 마음을 반영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과 상황이 눈과 눈물을 통해 전달되는 것처럼 우리 몸의 건강도 눈에서 드러나곤 한다. 평소 눈이 뻑뻑하다는 등의 눈 피로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만성 피로와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몸이 피로할 경우 우리 몸속의 장부들인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지고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는 자동차 내부의 기관이 망가지거나 각 부분간 조화로운 협업이 되지 않는 상태와 같다고 보면 된다.
피로는 혈액은 물론 기혈의 순환에도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에 몸속의 영양소 및 기운이 원활하게 공급되거나 배출되지 못하며 불필요한 체열이 발생해 상부로 올라가면서 안구 쪽의 소통이 잘 되지 않고 눈의 충혈이나 건조함, 뻑뻑함, 통증, 시린감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유 없이 눈이 피로하고 뻑뻑하거나 불편하다면 몸 상태가 피로하지 않은지, 영양 상태나 수면 상태는 어떠했는지를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봄철에는 일교차가 심해지고 신체 리듬이 깨지기 때문에 이유 없이 피곤하고 기분까지 다운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런 경우 사람에 따라 제각각인 체질과 인체 내 불균형 상태를 면밀히 파악, 각 개인에 맞는 1:1 처방을 통해 만성 피로 등에 대한 치료를 시행한다. 이를 위해 먼저 체질을 진단하고 개인별 생활 습관과 환경적인 문제 등을 찾아낸 뒤 침과 탕약 등을 적절히 처방하게 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오장육부와 체내 불균형을 바로 잡아줌으로써 기혈과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눈으로 올라오는 열을 제거해 주는 치료도 병행한다. 때문에 눈의 피로도 좋아지지만 몸도 동시에 건강해지며 증상만이 아닌 원인을 치료함으로써 재발까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기고자 : 미아체 한의원 송준호 원장